전례 없는 해외 순방 중 경질에 국내외 여론 들끓어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 캡처 뉴스Y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성추행 의혹'을 일으킨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을 겨냥한 비난이 국내외 인터넷을 통해 줄을 잇고 있다.

청와대는 윤 대변인을 10일 전격 경질하면서 발빠른 대응을 보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성폭력을 포함한 '4대악 척결'을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만큼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 상태다.

윤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0~15분 가량 떨어진 한 호텔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여성은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A씨(23)로 미국 시민권자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를 위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발생 하루 후인 8일쯤에 워싱턴DC 경찰국에 신고하고 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인 미시USA(Missy USA)를 통해 사실을 공중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시USA 게시판에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중 대변인이 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중 (주미)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며 "교포여학생이라고 하는데 이대로 묻히지 않게 미씨님(미시유에스에이 이용자들을 지칭)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는 글이 올라 왔다.

이 글은 당초 '미시 토크(Missy Talk)'라는 대화방의 연예 코너에 실렸으나 이날 오후 '핫이슈/사회/정치' 코너로 옮겨졌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이나 캡처 글들이 트윗과 같은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실이 현지 언론과 국내 언론에 알려지고 워싱턴DC 경찰국도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자 청와대는 현지에서 윤 대변인을 조기 귀국시키고 경질하는 초유의 수단을 동원했다.

하지만 여론은 오히려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트위터 상에서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는 상태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기사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윤 대변인을 미국으로 보내 조사받고 사법처리도 받게 해야"라며 "안 그러면 성범죄자 은닉 국가가 된다"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 또한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의 마지막은 진짜 큰 '대변'으로 마무리 됐구나"라고 쏘아 붙였다.

최초로 이 문제를 알린 미시USA 게시판 역시 여전히 윤 대변인의 행적에 대한 비판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내 성추문 사건들의 주인공들을 집대성한 글들도 눈에 띈다.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실이라면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불통인사' '오기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윤 대변인이 업무뿐만 아니라 인격도 자격미달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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