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백두산 호랑이 목에 줄 감긴 채 탁자에 묶이고 아이 올라타

▲ 지린성 동물원 동북호원에서 탁자에 엎드린 새끼 백두산 호랑이 위에 아이가 올라타고 있다 = 출처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중국 지린성의 한 동물원에서 멸종위기동물인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둥베이후)를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지난 1일 노동절 연휴에 지린성 창춘시에 있는 동물원인 동북호원을 관람한 한 중국 누리꾼이 새끼 백두산 호랑이 한 마리가 목에 줄이 감긴 채 탁자에 묶여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다른 사진에는 탁자에 엎드린 새끼 호랑이의 등에 관람객이 올라타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찍혔다.

해당 동물원은 중국 국가임업국과 지린성 임업청이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난 2009년 4월 개원한 곳이다.

인터넷에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동물원 측이 새끼 호랑이를 학대하면서 돈을 받고 관람객과 사진을 찍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동물원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동물원 관계자는 "사진 속의 새끼 호랑이는 동물원 소유가 아니고 동물원과 계약을 맺은 뒤 자리를 빌려 공연하는 서커스단의 것"이라며 "관람객이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도 당일 관람객의 요청 때문에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서커스단에 5000위안(9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한다는 건립 취지와 상반된 행태를 묵인한 동물원 측을 맹비난하고 있다.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숫자가 500마리도 되지 않아 세계 10대 멸종위기동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동북지역에 백두산 호랑이의 인공 번식을 위한 시설들을 건립해 개체 수를 늘리고 있지만, 야생 백두산 호랑이 숫자는 계속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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