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가동 시 시간 당 600원 연료비 더 소모…히터가동 12배 수준

여름철에 자동차 에어컨을 켜고 운전하면 히터를 켤 때보다 연료 소모량이 10배 이상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또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등 기타 전기 사용 장비의 경우 연료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결과도 나왔다.

17일 교통안전공단이 자동차 전기장치가 연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중속 주행에서 에어컨을 작동할 경우 추가 연료 소모량은 시간 당 600원이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히터를 작동할 경우 저온은 시간 당 50원이 추가로 들어갔으며, 중온(49원)과 고온(51원)에서도 추가 연료비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평균적으로 에어컨이 히터보다 추가 연료가 12배 더 소모되는 셈이다.

다만 히터의 풍량을 고속으로 할 경우 시간 당 평균 연료비 추가분이 150원으로 올라갔다.

이 같은 차이는 히터가 엔진의 뜨거운 냉각수를 이용해 작동한다는 점에서 나타났다. 히터의 경우 팬을 구동할 정도의 전력량만 사용하면 되나 에어컨의 경우 이와 같은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에어컨은 실내 습기제거나 냉방이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작동을 자제하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타 전기 기기의 경우 생각보다는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조등을 켤 경우 200W(와트)의 전기가 소모돼 시간 당 200원의 연료비가 추가됐다.

또 블랙박스는 시간 당 13원, 내비게이션은 시간 당 45원, 오디오는 시간 당 15원, 휴대전화 충전기는 시간 당 30원이 각각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하면 에어컨과 히터를 제외한 자동차 기타 전기장치를 모두 사용하면 시간 당 모두 463원의 연료비가 발생하고, 4시간을 운행하면 기름 1ℓ가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일영 공단 이사장은 "이번 실험은 자동차 전기장치 사용에 따른 연료소모량을 최초로 측정해 본 것"이라며 "운전 방법뿐만 아니라 전기장치의 사용이 경제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돼 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험 결과는 중형 가솔린차를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을 ℓ당 2000원, 에어컨 풍량을 중속으로 가정해 산출했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