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도로망 마비, 도심 곳곳 침수, 산사태로 인명피해, 정전사태도...

 

서울에 내린 집중 폭우로 강남과 광화문 등 시내 중심부를 비롯해 주요 간선도로와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했다.

하수관이 역류하면서 물바다로 변한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고 일부 지하철역도 침수되면서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다 산사태와 하천범람, 정전피해까지 잇따르며 도시 기능은 사실상 마비상태다.

◈ 도심 도로망 사실상 마비상태

강남역 일대가 강남천으로 바뀌었다.

역류한 하수와 빗물이 무릎까지 차올랐고 차도는 차가 아닌 물로 채워졌다. 특히 강남역과 양재역 사이는 거대한 수로로 변해 차량 통행이 아예 불가능하다. 일부 차량은 불어난 물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여성 트위터는 "강남역, 이제 버스에 물 들어와요”라며 현장 상황을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 강남역~양재역 도로 / 트위터 @appcokr

▶ 버스에까지 물이 차올랐다 / 트위터 @jane0071

지난해 추석 폭우로 침수됐던 광화문 사거리도 다시 물에 잠겼다. 인도는 발목까지 물이 넘쳤고 도로 일부가 침수되면서 광화문에서 시청방향 도로는 5개 차선 중 3개 차선이 통제되면서 도심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서울의 남부 관문인 사당역 일대도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힘든 상태다.

동부간선도로 전구간과 올림픽대로, 강변도로 일부 구간 등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도 통제돼 도심 교통은 사실상 마비상태나 다름없다.

이밖에 한강 잠수교와 증산지하차도, 신월지하차도, 양재천로 하부도로 영동1교~KT 구간, 서부간선도로 철산교 하부도로, 올림픽대로와 방화3동을 잇는 개화 육갑문, 노들길 여의상류IC~토끼굴 구간이 침수됐고 양재대로와 동작대로도 일부 구간에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등 모두 20여곳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주요 간선도로와 일부 지하철역이 침수되면서 대중교통 역시 마비 상태를 빚고 있다.

오전 10시30분 현재 선릉역이 침수되면서 선릉과 수서 간 분당선 전동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강남과 분당 간 이동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 서초대로 / 트위터 @branda1220

이날 오전 6시경에는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이 잠기고 오전 중에는 오류동역과 주안역에서 선로 침수로 경인선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전 10시15분을 기해 전 구간 운행을 시작했다.

지하철 2ㆍ4호선 사당역에는 사당사거리에 들어찬 물의 유입을 막으려고 모든 출입구에 차단막이를 설치해 한때 출입이 통제됐다.

신도림역, 신대방역 등 일부 지하철역에서도 침수피해를 입었다.

◈ 도심 곳곳 물바다

도심 곳곳은 과연 이곳이 서울인지 의심할 정도로 물바다를 이뤘다.

양재천이 범람하면서 양재초등학교와 대치역, 교대역 인근 지역의 주택가 일부 지역은 저지대에 주차된 차량 지붕 위까지 물이 차올랐다.

남부순환도로와 사당역 인근 일대, 또 북가좌동, 신림동, 화곡동 등 저지대 주책가 역시 침수피해를 피해가지 못했다.

신림동의 한 주택가 골목은 주차된 차량이 지붕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겨 마치 수상도시를 연상케 한다.


▶ 신림동 주택가 / 트위터 @DrYongjae

신대방역 인근 도로는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아스팔트가 솟구쳐 오를 정도로 도로가 파손됐다. 하수가 역류하며 도로는 물바다나 다름없다.


▶ 신대방역 인근 도로 / 트위터 @beautysoo0

명동과 신촌 등 주요 상가가 밀집한 도심 역시 지하상가가 물에 잠기고 도로가 파해쳐지는 등 큰 침수피해를 입었다.

상인들은 끊임없이 차오르는 물을 퍼내려고 애를 먹고 있다.

이밖에도 관악구 도림천을 비롯한 도심하천 곳곳이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날 서울 지역에선 배수 지원 요청만 1천100건 이상이 접수됐다.

◈ 산사태 인명피해 속출

폭우로 절개지가 붕괴되면서 산사태가 속출하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2동 전원마을 일대에서 토사가 유출돼 20가구가 매몰되고 50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사고로 주민 5명이 숨지고 유아 1명이 실종됐으며 임신부를 포함한 부상자 3명이 흑석동 중앙대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오전 8시45분쯤에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터널 요금소 출구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일어났다.

토사가 흘러내린 곳은 과천 방향 우면산 터널과 요금소 사이 약 50m 구간으로 도로 중 3분의1 가량이 흙으로 뒤덮인 상태다. 인근 형촌마을 120세대 중 60세대가 흘러내린 토사 때문에 고립됐다.



이 사고로 주택 지하에 있던 양모(63·여)씨 등 2명이 숨지고 차량 10여대가 파손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각종 피해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추가 피해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 낙뢰, 침수로 정전 사태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돼 극심한 교통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서울 지역 도로 수백개의 신호등이 꺼져 교통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서울 전역에서 약 150개의 신호등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부 지역은 전기마저 끊긴 상황이다. 한전은 이 지역 건물 지하에 있는 수전 설비가 폭우로 침수되면서 주변에 영향을 미쳐 정전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지역의 SK텔레콤 기지국에 정전이 발생해 이동통신망이 불통 상태에 빠졌고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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