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직장인들의 휴가가 집중되는 이번 주말부터 8월 초순까지 전국 해수욕장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해수욕을 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독성을 가진 해파리 떼다.

올해 7월 들어 전남해안과 제주도를 비롯한 인근해안에 독성을 가진 해파리 떼가 출현해 피서객들을 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통영지역 해안에서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해 어민들의 조업을 방해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21일 국립수산과학원이 통영시 원문만 해역에서 해파리 구제작업을 벌인 결과 새우조망어선 2척이 그물을 걷어 올릴 때마다 보름달물해파리가 평균 500㎏씩 잡혔다.

사실 해파리 떼가 우리나라 해변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올해만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몰려들기 시작한 해파리 떼는 2003년 양식어장에 피해를 입히기 시작하더니 매년 여름이면 개채수가 더욱 늘어난 모습으로 우리나라 해안을 잠식해 오고 있다.

어민들의 그물에 가득히 잡혀 올라와 조업을 방해하고 해수욕장 등지에 몰려들어 피서객들에게 독을 쏘는 대표적인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와 작은부레관해파리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180㎝ 정도로 크기가 큰 편이다. 맹독은 아니지만 150가지 정도의 단백질이 독성분을 구성하고 있고 접합면이 넓어 쏘일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에서는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여 8명이 사망했으며 호주 등에서도 해파리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작은부레관해파리는 가장 강한 독을 지닌 해파리로 크기는 길이 10cm 높이 5cm 정도의 몸체를 갖고 있어 작지만 5m까지 늘어나는 촉수를 지니고 있어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독에 쏘일 수 있다. 한 번 쏘이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을 만큼 강력한 독을 지니고 있다.

여름철만 되면 이런 독을 지닌 해파리뿐만 아니라 일반 해파리들도 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면서 우리나라 바다를 뒤덮게 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해파리의 이동을 돕는 대만난류가 여름철 한반도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대책반 윤원득 박사는 “5월을 전후로 바람의 방향이 북풍에서 남서풍으로 바뀐다. 이로 인해 대마난류가 우리나라쪽으로 좀 더 강하게 불게 된다”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인근에 있던 해파리들이 이 난류에 휩쓸려 우리나라 연안으로 올라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 오염도 해파리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해파리는 활동성이 적어 고인 물에 주로 서식한다. 시화호나 새만금 등 방조제가 설치된 서해안 일부 지역 등은 해파리가 서식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폐쇄된 지역에서만 번식하는데 방조제가 만들어진 곳은 물의 순환이 안 돼 썩기 쉬워 해파리들에게는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문제는 해파리에 의한 피해는 해가 갈수록 늘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 수온이 높아지고 있고 염분도도 떨어지는 등 해파리 번식과 성장에 유리한 쪽으로 바다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파리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중국 정부와 협조해 해파리가 대량 번식하는 동중국해에서 해파리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작업이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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