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변경·배당금 축소에 소액주주 반발...종목토론방서 사측 성토

영풍 사옥 전경. (사진=영풍)/그린포스트코리아
영풍 사옥 전경. (사진=영풍)/그린포스트코리아

주주총회를 앞둔 고려아연이 정관개정 등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의 변경과 배당금 축소 등을 놓고 주주들의 반발과 비판이 끊이지 않는 것.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고려아연의 제50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종목토론방에는 사측이 내놓은 정관 변경 및 배당금 축소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비판과 성토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하며 의결권 모으기에 나선 가운데, 이번 표 대결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지는 모양새다.

가장 큰 쟁점은 정관 변경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때 '해외 합작법인'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규정을 삭제하려 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표준정관에 맞춰 문구를 전반적으로 정비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은 "기존 정관의 신주 인수권 관련 제한규정을 없애 사실상 무제한적인 제3자 배정 유증을 허용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어 "만약 고려아연의 의도대로 정관이 변경돼 아무런 제한 없이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더욱 희석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반면,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및 유지라는 지극히 사적인 편익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위험이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실제 고려아연은 2022년부터 한화,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해외 계열사에 잇달아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전체 주식의 약 10%를,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약 6%의 지분을 외부에 넘김으로써 총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킨 바 있다고 영풍은 지적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 규모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고려아연은 보통주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의안으로 상정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앞서 지난해 8월 반기 배당금(1주당 1만원)을 포함해도 2023년도 현금 배당금은 1주당 1만5000원"이라며 "이는 전기(1주당 2만원) 대비 5000원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1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 환원율은 76.3%로 전기(50.9%)에 비해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풍은 "수익성 악화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배당해야 할 주식 수가 늘어 주주환원율이 높아진 것일 뿐"이라며 "고려아연이 7조3000억원의 이익잉여금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하고 배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수익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할 바에는 그동안 주주들의 돈으로 불린 자산을 배당으로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등 각종 커뮤니티, 주식 종목토론방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대체로 영풍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회사측의 개정안 등에 반대하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소액주주는 "회사가 주주환원율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늘리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행위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호지분을 포함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과 영풍 측의 지분 비율이 33%대 32%로 불과 1%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며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이 주총 표 대결 승패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kp@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