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리칭이 3명의 동료작가와 함께 201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에서 선보인 설치미술 '균사체 네트워크 소사이어티(Mycelium Network Society)'. (사진=타이베이 시립 미술관)/그린포스트코리아
슈리칭이 3명의 동료작가와 함께 201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에서 선보인 설치미술 '균사체 네트워크 소사이어티(Mycelium Network Society)'. (사진=타이베이 시립 미술관)/그린포스트코리아

LG와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이 2024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슈리칭(Shu Lea Cheang, 鄭淑麗, 1954년생)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가 세계 미술계를 선도해온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예술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기 위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대만 출신 미국 작가 슈리칭은 1979년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Master of Arts, Cinema Studies)를 받은 이후, 미국과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

슈리칭은 디지털 아트, 설치 미술, 영화 제작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치며, 30년 넘게 가상현실(VR)·코딩 등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이어왔다. 특히 인터넷 기술 초창기인 1990년대에 '넷 아트(Net Art, 인터넷을 활용하는 현대미술 장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선구자다.

슈리칭의 대표작 8점은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슈리칭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주제의 작품을 만들어 왔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작품 '3x3x6'은 소셜미디어와 CCTV 등 디지털 사회에서 항상 감시하고, 감시당하는 현대인을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상과학, 인종, 젠더 정체성 등을 다루는 대담함과 미래를 예측하는 남다른 시야도 슈리칭 작품의 특징이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작품에서 이미 대체화폐, 블록체인, 바이오테크 등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견한 바 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슈리칭은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 예술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슈리칭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5명의 국제 심사단은 미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에 위치한 세계적 명성의 미술관 큐레이터, 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추천된 작가들의 작품을 4개월간 심사해 수상자를 선발한다.

어워드를 수상한 슈리칭은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지원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현대미술계에 매우 큰 의미”라며, “이 명예로운 상을 계기로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 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슈리칭의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는 내달 2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며, 올 5월에는 슈리칭이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박설희 LG 브랜드담당 수석전문위원은 "실험적인 예술로 동시대인들에게 대담한 질문을 제시해온 슈리칭이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두 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국제 심사단이 주목한 선구자 정신과 부단한 실험정신이 LG가 이 상을 통해 글로벌 고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가치"라고 전했다.

hkp@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