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기업·금액 2배 증가…전체 기업 13.7%에 불과
정부, 상반기 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발표…기업 동참 必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이 1년 사이 2배 증가했지만, 여전히 일부 기업들에게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이 1년 사이 2배 증가했지만, 여전히 일부 기업들에게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ESG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지난 1년간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기업이 2배 늘어났으며, 소각 금액도 6조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대기업의 13%만이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위해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사주 보유 대기업 중 자사주 소각 기업 10개 중 1곳에 불과

2024년 자사주 소각 금액 최다 기업 순위표. (사진=리더스인덱스)/그린포스트코리아
2024년 자사주 소각 금액 최다 기업 순위표. (사진=리더스인덱스)/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27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내 352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보유현황과 소각 내용을 분석한 결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현재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234개(66.5%)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10억853만주로 총 발항주식 460억 4275만주의 2.2%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 자사주를 보유한 234개사 중 지난 1년간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거나 지난 23일까지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13.7%인 32개사였으며, 소각 금액은 총 6조3955억원으로 집계됐다(소각 예정금액 포함).

이는 2022년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15개, 자사주 소각 금액은 3조173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자사주 소각 기업과 금액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소각이 주주환원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뽑히는 이유다.

발행주식 대비 자기주식 비율이 높은 업종은 보험업(8.0%), 제약바이오(5.6%), 증권(5.4%), 상사(4.6%), 철강(4.5%) 순이었으며 반대로 은행, 공기업, IT전기전자, 여신금융 업종에서는 자사주 보유비율이 1% 미만으로 자사주 취득과 함께 소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 비율이 높은 기업으로는 신영증권(52.7%), 이랜드월드(44.8%), 티케이지태광(35.5%), 미래에셋생명(34.1%), 한샘(29.5%) 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자사주를 가장 많이 소각했거나 결정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7936억원(491만9974주) 규모를 소각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실적 기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319%의 주주환원율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삼성물산이 7676억원어치의 자사주 591만8674주를 소각 결정했으며, 세 번째로는 KB금융으로 지난해 7월과 이달 7일 각각 3000억원과 3200억원의 소각을 결정하면서 총 6200억원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 기업 밸류업 지원 강화…기업들의 동참 필요

이번 조사 결과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에 신경쓰고 있는 기업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정부는 기업 밸류업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실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으로 주가 저평가를 해소한 기업에 법인 세 감면이나 소각 비용의 손금 인정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올해 상반기 내 발표할 계획이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밸류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유관기관 공동으로 마련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 3가지 주축틀을 바탕으로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업의 밸류업을 위해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기업가치 제고 및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5월 중으로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의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며, 하반기부터 준비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기업가치 제고는 기업·투자자·정부·유관 기관이 함께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지속 노력해야할 과제”라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우리 증시의 도약을 이끌어갈 수 있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기업과 이해관계자등과 적극 소톡하고 지속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상무는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상장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이 시장에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시장 대표 기업 중심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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