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저출산·고령화 심각…생산성 저하 및 국가 혁신 역량 약화 우려
대한상의 SGI, 저출산·고령화 현상 및 생산성 향상 방안 제시
여성 연구 인력·해외 전문 기술 인력 확보 및 AI 활용 현장 혁신 필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연구 인력 고령화 등이 우려되는 대한민국. 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연구 인력 고령화 등이 우려되는 대한민국. 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급감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5일 ‘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노동의 성장기여가 크게 줄어들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연구 인력 고령화로 국가 혁신 역량이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 연구 인력 양성, 해외 전문인력 유입 확대, 보조 업무에 생성형 AI 활용 등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저출산·고령화, 국가 혁신 역량 저하로 이어져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전망 및 시나리오 분석. (자료=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전망 및 시나리오 분석. (자료=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력의 고령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23년 3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출생아 수는 2022년 24만9000명으로 낮아졌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은 통계가 제공되는 213개국 중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역시 2019년 약 3763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국내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2000년 40세에서 2022년 46.8세로 올랐으며, 2030년에는 49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대한상의 SGI는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7% 수준에서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지난해 1%대로 진입했다”며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노동성장 기여가 크게 줄어 204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7%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가 혁신 인력 감소로 이어져 산업경쟁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간의 혁신성은 경력 초기 서서히 증가하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정점을 이르고 점차 줄어든다는 실증연구를 예로 들며, 국내 연구 인력도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연구자당 생산성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출산율이 낮아지고 인구가 고령화되는 것은 양적인 노동 투입 감소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며, 국가 혁신역량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수소, 자율주행차량, 인공지능 등 신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했던 일본이 현재는 젊은 인재들의 감소로 미국과 중국을 보조하는 역할로 축소된 것을 반면 교사 삼아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여성 연구 인력·해외 전문 기술 인력 확보 집중 및 AI 적극 활용 필요

OECD 주요국의 여성 연구 인력 비중. (자료=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OECD 주요국의 여성 연구 인력 비중. (자료=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대한상의 SGI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연구 인력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국내 경제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증가와 인적자본 수준 향상에 기인해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충분한 연구 인력이 이뤄졌다. 실제 국내 취업자 1000명당 연구 인력 수는 2000년 4.9명에서 2021년 16.7명까지 늘어난 바 있다. 이는 OECD 35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국내 연구 인력을 성별로 구분했을 때 여성의 연구 인력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연구 인력 중 여성의 비중은 2000년 10.2%에서 2021년 22.2%로 증가했지만 OECD 평균(35.0%)에 미치지 못하며,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또 보고서는 국내 이민자 중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전문인력 이민자 수는 2012년 4만1000명에서 2023년 4만6000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며, 외국인 경제활동인구 중 전문 인력 비중은 5.7%에서 4.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국가의 혁신이 정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여성 연구 인력 공급책, 해외 전문 인력 유입 확대, AI 적극적인 활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여성 연구 인력 환경 개선을 위해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 및 교육과정 이수 독려, 첨단 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의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공동육아지원 사업 확대, 퇴직한 고숙련 전문가 활용을 위한 직무 분석 및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 전문 인력 유입을 위해 비체계 개선 및 국내 수요 실태 조사와 별도의 체류자격 부여, 경쟁국 이상의 정주 여건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AI의 적극적인 활용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AI는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와 새로운 지식 생산을 증가시키는 형태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의 활용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10~15% 높이며,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전세계에 약 2조6000억 달러에서 4조4000억 달러 가치의 생산성 향상을 제공할 것이라 예측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 SGI는 “보조적인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근로자가 핵심업무에 집중하게 만들고 기업들은 산업데이터와 AI를 생산설비에 접목해 제품 생산과정 전반을 제어하는 공정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한상의 SGI는 직간접 생산성 향상 유발효과가 큰 분야에 기업의 집중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GI는 “전기차, 바이오 연료 등 청정 개발은 내연기관, 가솔린 등 화석연료 기술개발보다 타 산업에 미치는 생산성 제고 효과가 약 43% 높다”며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가 크지만 높은 리스크로 과소 투자될 가능성이 있는 클린테크 등 신기술에 대해 인센티브 시스템 마련, 정부의 금융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