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산업 X IT 업계.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그린포스트코리아
스포츠 산업 X IT 업계.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스포츠 산업 규모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표한 글로벌 스포츠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스포츠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약 1631조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포츠 팬덤화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산업이 확장되는 가운데, 스포츠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계 플랫폼 등 IT 서비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팬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 한국 딜로이트 그룹에서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스포츠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17.9%씩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팬 토큰 응원, 구단 수익 모델 구축에 한몫...'스포츠 블록체인'

미래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이 스포츠계에도 접목되며, 새로운 사업 모델 및 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기업 칠리즈(CHILIZ)가 스포츠 블록체인의 대표 사례다.

글로벌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기업 '칠리즈(CHILIZ)'. (사진=칠리즈)/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기업 '칠리즈(CHILIZ)'. (사진=칠리즈)/그린포스트코리아

칠리즈는 해외 유수 구단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팬 토큰을 발행하고 있으며, 자체 서비스 소시오스닷컴을 중심으로 상호 참여적인 팬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칠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구단만 170개 이상으로, 손흥민이 속해있는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해 FC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 명문 축구 구단,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MMA)리그 UFC, 미국 야구리그(MLB), 미국 농구리그(NBA)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등과 협력하고 있다.

각 구단의 팬 토큰을 구매한 사람들은 투표 권한을 갖고 좋아하는 팀과 관련된 투표에 참여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보유한 팬 토큰 개수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지난해 발행된 토트넘 홋스퍼의 팬 토큰 '스퍼스'의 경우, 보유 토큰에 따라, 기본적인 공식 팀 투표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토트넘 홈경기 스카이박스 VIP티켓, 스퍼스숍 할인 바우처, 좋아하는 선수 응원을 위한 전광판 메시지 발송, 선수들과의 온라인 팬 미팅 등 단순 관람객이 누릴 수 없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이와 같은 다양한 파트너십 기반 활동을 통해 팬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으며, 이러한 팬 참여 모델은 구단들의 수익 창출과 향후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라이언 노리스 토트넘 홋스퍼 FC 영업 이사는 파트너십 체결 당시 "스퍼스 팬 토큰은 기존 멤버십 제도의 많은 혜택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축구 활동에 재투자하기 위한 추가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칠리즈는 다양한 국내 스포츠팀과도 파트너십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스포츠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칠리즈랩스(Chiliz Labs)' 운영을 통해 국내 초기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OTT 업계, 스포츠 중계권으로 '스포츠 팬덤' 확보

OTT 업계에서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스포츠 팬덤이 확실한 만큼, 이용자 수 확대와 광고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국내 대표 스포츠 OTT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의 경우, 지난해 7월 기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MLB, NBA에 이어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 중계권을 확정지었다. CJ ENM과 티빙도 2년 연속 분데스리가 시즌 중계권을 확보하며 시청자층을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 명문구단에 진출한 국내 선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경기 관람을 즐기는 단순 시청자층뿐만 아니라, 고정적인 응원 팬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

또 스포츠 팬들이 해외 주요 경기를 모바일이나 PC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스포츠 팀들도 전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나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화 창구의 가능성도 마련됐다.

CJ ENM은 축구를 비롯해 테니스, 수영, 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발굴해나갈 계획으로, 종목별 다양성과 팬덤화 현상이 확대될수록 OTT 업계와 스포츠의 시너지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중계 기술 고도화, 팬들 위한 중계 환경 구축

한편, 고도화된 기술로 팬들의 경기 시청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라 리가'가 도입한 인텔의 '트루뷰'는 경기장에 설치한 38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30초 분량의 3차원 영상을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들은 시점을 바꿔가며 다각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모바일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이 득점 상황 등 주요 경기 장면을 다시 확인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NBA는 코트 내 선수 움직임을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를 팬들에게 전달하는 ‘코트옵틱스’라는 플랫폼을 2020년 12월 도입했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하면,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1000만 개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이 분석해 특정 선수의 경기 상황 등 이전에는 알기 어려웠던 데이터들을 팬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계 기술의 발달은 경기 시청률 증가로 이어져 구단의 수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크리슈나 바가바툴라 NBA 최고기술관리자(CTO)는 작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에는 약 10억 건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총 조회수의 3배가 넘는 수치"라며 "NBA 구독자수는 올해 50%, 시청률은 52% 증가했다"고 말했다.

hkp@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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