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영업익 3460억원…"어닝 서프라이즈"
HBM3·DDR5 등 고부가 가치 제품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 준비

2023년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2023년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SK하이닉스가 2022년 4분기부터 지속된 적자의 고리를 2023년 4분기에 끊었다.

SK하이닉스는 25일 2023년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고 AI 확산이 시작됨에 따라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 적자 고리 끊고 깜짝 실적 기록한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2023년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영업이익률 3%), 순손실 1조3795억원(순손실률 12%)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예상치를 넘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측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져온 누적 영업적자 규모를 줄여,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7657억원, 영업손실 7조7303억원(영업손실률 24%), 순손실 9조1375억원(순손실률 28%)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급격하게 성장하는 AI향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주력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2023년은 투자와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 급락으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급락해 7.7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평가하며 “올해 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수급상황이 개선되며 극심했던 불안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세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시황 회복과 AI 확산 계기로 새로운 도약 준비

2023년 4분기 실적을 이끈 SK하이닉스의 HBM3(좌)와 DDR5(우).
2023년 4분기 실적을 이끈 SK하이닉스의 HBM3(좌)와 DDR5(우).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 시장전망 및 계획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침체됐던 PC 교체 및 윈도우(Window) 업그레이드 수요 증가, AI폰 등장과 플레그십 제품 중심의 고사양 모바일 메모리 수요 증가, 생성형 AI 시장의 본격적인 상업화로 인한 대형 서버 고객 투자 증가 등으로 인해 D램과 낸드의 수요성장률은 각각 10% 중후반대로 예상했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성장률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김 부사장은 “올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면에선 업계 재고 수준 정상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필요했던 레거시(구형) 제품 생산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선단 공정이 필요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는 생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 양산과 HBM4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한편,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DDR5, LPDDR5T 등 고성능, 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응용 확산을 대비해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기술 리더십을 지켜간다는 계획이다.

낸드는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 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투자비용(CAPEX)은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회사는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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