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지 않고, 고객 위해 끊임 없이 변화할 것"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수소 벨류체인 구축 집중

갑진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기업들은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새해를 맞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미래 비전과 주력 사업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신년 특집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행보를 쫓아가며, 그들이 주목하고 있는 미래 핵심 사업과 ESG 비전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24년 신년 목표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은 2024년 신년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2024년 신년 목표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은 2024년 신년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올해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신년 목표로 내세웠고, 현대차그룹 역시 수소 생태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미래모빌리티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변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 정의선 회장, “변화로 지속성장하는 원년 삼는다”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개최된 2024년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주요 메시지다.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와 산업 간 경계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화두로 ‘변화’와 ‘지속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정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상황이 언제나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안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곧 정체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고객들은 항상 지금보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은 현대차그룹에게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4분기 경영실적 발표가 남았지만 최고 실적을 기록한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아 역시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1, 2위 기업이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들을 위한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성과 역시 변화가 있기에 가능했다. 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를 목표로 세우고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변화를 추진했고, 이러한 변화는 성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이 강조한 올해의 변화는 전기차를 넘어 모든 제품과 서비스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경쟁자들과 경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전략과 전술”이라며 “품질과 안전, 제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전 부문에서 창의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착실하게 그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변화와 함께 정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강조했다. 특히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수 있는 보안의식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수소 생태계 조성, 소형원자로와 클린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을 강화하고,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소 생태계·SDx·PBV 등 미래 청사진 그린 현대차그룹

CES 2024에서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Mobile fuel cell generator).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CES 2024에서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Mobile fuel cell generator).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신년회 이후 현대차그룹은 곧바로 정 회장의 발언을 미래 청사진으로 옮겨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부터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열린 202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 참여했다.

과거 전자·가전 제품을 주제로 열리던 CES는 현재 IT를 비롯해 모빌리티, 탄소저감, 로봇 등 다양한 산업의 미래 기술과 비전이 전시되는 무대로 자리잡았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는 전동화, 자율주행, SDV 등으로 발전하면서 CES 주력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CES에 2년 만에 참가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모셔널, 제로원, 포티투닷 등 그룹 내 7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렸다. 이번 CES에서 현대차가 주력으로 내세운 것은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생태계다.

우선 현대차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미래전략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그룹사의 수소 벨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수소 사회의 전환을 앞당길 'HTWO 그리드 솔루션‘을 발표했다. 각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종합해 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이 보유한 기술로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현대글로비스가 구축하고 있는 수소 물류 비즈니스 과정과 암모니아 운반선을 활용해 저장·운송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수소전기트램, 수소전기차 등의 수소모빌리티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를 접목해 차량을 넘어 주변의 모든 환경까지 SDV 핵심기술을 확장하는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의 핵심 기술과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한 주행 제어 기술,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 SDV와 탑승자 사이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AI 비서), 챠랑을 넘어 도시로까지 확장되는 SDV 기술을 선보였다.

기아는 CES에서 미래 사업의 핵심이 될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의 단계별 로드맵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최초로 중형 PBV 콘셉트카 3대를 비롯해 ▲대형 PBV 콘셉트카 1대 ▲소형 PBV 콘셉트카 1대 등 총 5대의 PBV를 전시했다.

현대모비스는 투명디스플레이 시리즈를 비롯해 고출력 ICCU(통합 충전제어 모듈), 미래 콕핏 통합 솔루션. 홀로그램 AR-HUD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으며, 크랩주행, 대각주행, 제자리 회전 등이 가능하도록 제어되는 e코너시스템이 적용된 실증차 ‘모비온’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미국법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디자인을 공개하고 U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은 협업 중인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주력으로 선보인 모든 제품과 전략은 정의선 회장이 강조한 ‘끊임없는 변화’, ‘지속가능한 미래’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 변화는 일하는 방식에서도 이뤄진다

현대자동차그룹 CI.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 CI.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CES에서 미래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한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연구개발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흩어져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통합해 ‘미래차 플랫폼(AVP) 본부’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글로벌 SW 센터인 포티투닷(42dot)과 현대차·기아 내 조직인 최고기술책임자(CTO),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 SDV 본부 등을 운영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 조직 분산 등이 미래 혁신 전략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그룹 내 협업을 복잡하게 해 관련 조직 개편을 준비해 왔고, 이를 본격 시행한 것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연구개발 조직은 신설되는 'AVP 본부'와 기존 'R&D 본부' 2개 축으로 나뉜다. '미래차'에 초점을 맞춘 AVP 본부는 소프트웨어와 혁신에, '기본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R&D 본부는 하드웨어와 양산에 각각 집중해 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의 시너지를 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변화는 사업뿐만 아니라 조직과 일을 하는 방식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 간 시너지 통해 SDV를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2024년 1월 내 세부적인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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