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강북구 번동 인근 주택가에서 화재 발견...신속한 초동조치로 확산 막아

정보교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지난해 12월 번동에서 화재를 막은 공로로 수령한 감사장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그린포스트코리아
정보교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지난해 12월 번동에서 화재를 막은 공로로 수령한 감사장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그린포스트코리아

겨울철 주택 화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골목길을 다 태울 수 있는 큰 불로 번질 수도 있었던 화재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CJ대한통운은 배송 업무 중 주택 화재를 발견하고 신속한 초동 조치로 인명피해와 화재 확산을 막은 택배기사 정보교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 강북구 번동에서 3년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해 12월 4일 배송업무를 위해 골목 주택가를 찾아가던 중 한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하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불이야" 소리를 질러 집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낸 정씨는 화재 진압을 위해 택배차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주저없이 지붕에다 분사했다. 불이 한 번 더 타오르며 소화기 한 대로는 벅찬 상황, 근처에서 추가 공수한 소화기를 옆집에서 뿌렸다. 옆집과 40~50c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불길이 번질 위험이 컸는데 기지를 발휘해 불길 확산을 막은 것이다. 정씨가 세 번째 소화기를 지니고 뛰어들어갔을 때 소방대원이 도착했다.

하얀색 재를 뒤집어쓴 정보교 택배기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박스가 실린 카트를 밀며 택배차로 돌아갔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불은 완전 진압됐다. 

정보교 택배기사는 화재 진압에 나선 일은 주변에서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알려졌다. 정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 굳이 알리지 않았다”며 “누구라도 연기를 목격했으면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겸손의 말을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번동 일대는 다세대 주택과 빌라가 모여 있는 등 주택 여러 채가 붙어 있는 구조라 쉽사리 옆집으로 불이 번질 수 있는 형태다. 택배기사 정씨는 평소에도 회사의 소방안전교육을 받으며 화재 상황 시 안전수칙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불이 다 꺼질 때까지 화재 현장에서 진압 과정을 지켜봤다는 정보교 씨는 "이날 배송 업무를 미처 다 못했지만 같은 일이 생기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택배기사로서 안전도 함께 배송하는 동네 지킴이 역할도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hkp@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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