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시장 진출, 시세 하락, 침수차 논란 등이 있었던 중고차업계
자동차매매공제조합 설립으로 매매업계 내 발전적인 움직임 포착

2023년 중고차 산업 5대 뉴스를 선정·발표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진=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그린포스트코리아
2023년 중고차 산업 5대 뉴스를 선정·발표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진=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29일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2023년 중고차 산업 5대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첫 번째로 뽑은 올해 이슈는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다. 올해 하반기 현대자동차, 기아를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대해 아직 매물이 다양하지 않고, 판매가격도 신차에 가까운 다소 비싼 편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했다.

이와 함께 KG모빌리티를 비롯해 롯데렌터카, SK렌터카 등도 중고차 사업을 공식화하면서 많은 차들을 관리 운영하는 대기업들의 직접 진출하는 점은 매매업계 입장에서는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뉴스로는 고금리, 고유가, 경기침체로 중고차 시세가 대부분 하락세였다는 것이다.

실제 중고차 시세는 중고차 거래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 추석 명절 전에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하락했다. 특히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SUV는 물론 4000만원 이상 모델들과 차급을 불문하고 디젤차의 하락폭이 컸다.

경차, 소형 준중형차(아반떼), 소형 트럭(포터) 등의 모델은 건재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중고차를 구입하기 좋은 시기였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입할 때 할부 금리의 영향을 받는 것만이 아니다. 자동차 매매 종사자(딜러)들이 상품용 중고차를 매입할 때 금융사로부터 빌리는 자금인 ‘재고금융’의 금리도 함께 올랐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큰 딜러들은 가격인하를 통해 매입한지 오래된 차들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세 번째 뉴스로는 자동차매매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이 설립됐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국회에서 관련 법령이 통과되고, 수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지난 21일 창립총회를 통해 공식화했다.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이 본격적으로 설립 운영되면, 중고차 매입부터 진단, 판매, 보증, 관리, 시승 보험, 온라인 정보 제공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와 함께 중고차 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고차 판매차량에 대한 품질보증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중고차에 대한 불안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 번째 뉴스는 침수차 이슈였다.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폭우가 잦아 침수차 발생이 많았고,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가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는 해당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설명하며, 수차례 캠페인과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려왔다.

차량이 침수돼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는 차들은 폐차 혹은 말소해 유통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경미한 침수 등의 차량은 정비·검사 등을 통해 안전을 확인 후 일부 유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식 중고 자동차매매 사업자(정식 중고차 딜러)에게 거래한 경우, 이와 같은 내용을 고객이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차량의 침수 여부를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주도록 법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고지 없는 상품(중고차)의 침수 사실이 밝혀지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100% 환불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 이슈는 친환경차에 대한 인기가 줄어들면서 시세도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고금리, 고유가 등의 악재에도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은 모델들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차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시세 방어가 어려웠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프리미엄까지 붙었던 모델들도 ‘이미 살 사람은 샀고, 충전 인프라는 포화 상태’라는 전기차의 일부 단점이 부각되면서 거래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모든 중고차 매물이 그렇듯 신차급의 짧은 주행거리와 선호 옵션이 적용된 잘 관리된 경우 빠른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올해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고유가, 고금리에 따른 불경기로 중고차 거래 비수기가 장기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중고차 매매업에 종사하는 30만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희망적인 소식은 ‘자동차매매공제조합’의 설립 등 매매업계 내부의 발전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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