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보조금 감축 인한 수요 감소 현상 나타난 전기차 산업
국내외 자동차기업, LEP 배터리 탑재 등 가격 낮춘 전기차 출시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조금 감축,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 등으로 수요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전기차 시장.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조금 감축,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 등으로 수요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전기차 시장.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보급이 둔화되면서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는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경기 침체와 보조금 축소,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기존 전기차 대비 저렴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 전기차 여전히 우상향 중이지만 판매 둔화

최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발표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3만665대로 전년 동기(13만6400대)보다 4.2% 감소했다. 특히 지난 10월 판매량은 1만5545대로 전년 대비 1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는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추세다. SNE리서치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1377만 대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상반기 예측치 대비 100만 대 이상 감소한 수치며, 전년 대비 30.6% 감소한 수치다.

SNE 리서치는 이러한 성장 둔화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 팬데믹 기저효과 감소 등으로 분석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서 전기차 보조금은 감축됐고,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이 전기차 소비심리를 감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판매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전기차 시장이 성장이 멈추거나 역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2021년 세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전기차 시장은 2022년 약 60%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30%의 성장세를 보였고, 내년도 폭발적인 성장세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고,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모수가 커지면서 성장률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세계가 탄소중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주요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산업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동차업계 위기 돌파 전략, “전기차 가격 낮춰라”

리튬인산철(LE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기아의 '레이 EV'.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리튬인산철(LE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기아의 '레이 EV'.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이처럼 전기차 산업이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숨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방안 마련에 돌입하고 있다. 자동차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역시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실제 KG모빌리티와 기아는 지난 9월 리튬인산철(LE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전기차를 출시했다. KG모빌리티가 출시한 ‘토레스 EVX'는 전기차 보조금을 활용할 경우 3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하며, 기아의 레이 EV는 2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테슬라 역시 올해 상반기 중국산 LEP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Y’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했으며, 9월부터는 ‘모델Y 후륜구동(RWD)'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모델 Y RWD는 친환경차 국고보조금,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금을 활용할 경우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Y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볼보가 국내에 최초로 선보인 전기 소형 SUV 'EX30' 역시 코어 트림 4000만원 후반, 울트라 트림은 5000만원 중반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5700만원 미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보조금을 100% 확보할 수 있는 4000만원 후반대부터 가격을 책정했다”며 “올해 서울시 보조금 지급 기준을 적용할 경우 코어 트림 모델은 4330만원, 울트라 트림 모델은 49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물론, 폭스바겐, 피아트 등은 3000만원 대 중저가 전기차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내년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피아트는 내년 초 신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기아, KG모빌리티, 테슬라의 사례처럼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저렴한 LEP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를 개발하는 한편, 한 번의 주조로 차체를 생산하는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 등 차세대 공정 기술 도입으로 생산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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