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대기오염 대응 경유 화물차 단종하고 신규 LPG 화물차 출시
소상공인·화물업계 "신차 나왔지만 구입 보조금 일몰 직전…연장 필요"

22일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LPG 트럭 '2024 포터 II'.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22일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LPG 트럭 '2024 포터 II'.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디젤 대신 LPG를 연료로 하는 화물차를 출시하며, 보다 친환경적인 도심 모빌리티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LPG는 디젤에 비해 미세먼지 원인인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오랜만에 LPG 화물차 신차를 출시하며 화물 종사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화물업 종사자들은 LPG 화물차의 신차 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정부의 LPG 보조금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오랜만에 신차가 등장했지만 LPG화물차 구입 보조금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 현대차 ‘2024 포터 II’, 기아 ‘봉고 LPG 터보’ 출시… LPG 화물차 시대 연다

23일 기아가 출시한 '봉고 LPG 터보'.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23일 기아가 출시한 '봉고 LPG 터보'.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기아는 23일 봉고에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한 ‘봉고 LPG 터보’를 출시했다.

봉고 LPG 터보는 기존 디젤 모델 대비 우수한 출력과 경제성을 확보했으며, 고객 선호 편의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기존 봉고 1톤에서만 운영하던 5단 자동 변속기를 1.2톤까지 확대했다. 봉고 LPG 터보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5단 자동 변속기 기준 159마력(PS)·30.0 kgf·m ▲6단 수동 변속기 기준 138마력·26.0 kgf·m로, 디젤 모델 대비 각각 약 18%·4% 향상된 출력과 동등 수준의 토크를 확보했다.

기아는 봉고 LPG(터보 1톤 초장축 2WD 킹캡 5단 자동 변속기 기준) 고객이 1년 동안 월 2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봉고 디젤 모델 대비 연간 약 80만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아는 봉고 LPG 터보에 ▲동승석 에어백 ▲키홀 조명 ▲오토 라이트 컨트롤을 모든 트림에 기본화했으며, 최상위 트림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모니터 ▲C타입 USB 충전단자를 기본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기아 커넥트 기반 10.25인치 내비게이션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 ▲풀오토 에어컨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사양으로 구성한 ‘10.25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모든 트림에서 선택 사양으로 운영해 승용 차량에 준하는 편의사양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기아는 ▲편리한 적재를 돕는 ‘적재함 평바닥’과 ▲브라운 인테리어로 실내를 꾸밀 수 있는 ‘플러스 패키지’ 등 기존 봉고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선택사양을 봉고 LPG 터보에서도 운영한다.

기아 관계자는 “봉고는 도심 운송에 최적화된 트럭으로 오랜 시간 많은 고객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며 “디젤 모델 대비 경제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우수한 LPG 터보 모델 출시로 소형 트럭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22일 ‘2024 포터 II’를 출시했다. 현대차가 2003년 단산 이후 20년 만에 재출시한 LPG트럭인 2024 포터 II 역시 2.5 디젤 엔진 대신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해 동력성능과 경제성을 높였다. 또 봉고 LPG 터보와 마찬가지로 인포테인면트·편의사양을 강화해 전반적인 상품성을 향상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으로 인해 택배 차량으로 경유차를 신규 등록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LPG 터보 엔진으로 동력성능과 경제성을 높인 2024 포터 II가 택배 화물 종사자분들께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 LPG 신차 출시에도 한숨 쉬는 화물업계…"구입 보조금 연장 및 확대 필요해"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LPG 화물차 출시를 시작으로 기존에 생산하던 디젤 엔진 모델은 단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내년 시행되는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 대기관리권역 내 소형 택배차와 어린이 통학버스의 신규 경유차 등록이 금지된다.

내년부터 수도권 등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대기오염물질이 지역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는 지역에서의 소형 화물차는 전기차, LPG차 등 친환경차만 신규 차량으로 등록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LPG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의 원인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경유차의 93분에 1에 불과하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가 출시한 LPG 화물차들은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양사는 이번 신규 LPG 화물차량 출시가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화물차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화물차운전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규 LPG 화물차가 출시됐지만 정부의 LPG 화물차 구입 보조금이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LPG 화물차 구입 보조금은 기존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노후 경유차를 친환경차로 교체해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영세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어주기 위한 정책이다.

LPG 화물차 구매 보조금은 시행 초기 신차 구입 보조금은 40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2022년 200만원, 현재 100만원으로 축소돼 왔다. 심지어 2025년 시행 예정이었던 정책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소상공인단체와 화물차업계는 LPG화물차 보조금 지원 사업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는 “LPG 화물차 지원 사업이 중단될 경우 차량 교체 여력이 없는 영세사업자들은 중고 경유 화물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노후 경유차가 더 장기간 운행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지원사업 기간을 최소 2025년까지 연장하고 보조금도 정책 시행 초기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에 따라 LPG 화물차 신차 구입 보조금 100만원 외에도 조기폐차 지원금도 운용하고 있다. 조기폐차 시 차종에 따라 최대 800만원의 지원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소상공인단체와 화물차업계는 조기폐차 보조금은 폐차를 전제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LPG차량 구입 보조금이 사라질 경우 화물차의 친환경 연료 전환은 더욱 느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등 주요 화물차단체는 지난 8월 국회 예결산심의원회 등 5개 상임위원회에 LPG 화물차 지원확대를 건의했다. 이들은 “현장의 화물차주는 충전의 편의성과 차량의 성능을 고려했을 때 전기차보다 LPG 화물차를 선호하고 있다”며 “LPG 화물차 신차 구입 지원사업이 종료될 경우 화물차주들은 친환경차의 전환보다 기존 차량 유지를 지속할 것이 우려된다”고 건의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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