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 기공식 개최
화학적 재활용 핵심 기술 한곳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재활용
나경수 사장, 폐플라스틱 자원화로 지속가능한 화학산업 목표

15일 울산시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 ‘울산 ARC'의 기공식을 개최한 SK지오센트릭. (사진=SK지오센트릭)/그린포스트코리아
15일 울산시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 ‘울산 ARC'의 기공식을 개최한 SK지오센트릭. (사진=SK지오센트릭)/그린포스트코리아

SK지오센트릭이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기 위한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울산에 구축한다. SK지오센트릭은 15일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 ‘울산ARC 기공식’을 개최하고,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첫 삽을 떴다.

특히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PET 해중합·고순도 PP(폴리프로필렌)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 기술을 갖춘 3곳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3대 기술을 실현하는 리사이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은 물론 미래 먹거리인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는 전략을 밝혔다.

◇ SK지오센트릭, 울산에 세계 최초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클러스터' 짓는다

SK지오센트릭은 15일 ‘대한민국 순환경제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조성하는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열린 기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김두겸 울산시장, 박성민 국회의원, 금한승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장,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울산ARC는 SK지오센트릭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조성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다.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공사는 총 1조8000억원이 투자되며 오는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울산ARC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평가받는 열분해, PET 해중합, 고순도PP 추출이 한곳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구축되는 것이 골자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분류된다.

기계적 재활용은 재활용이 가능한 깨끗한 플라스틱을 세척, 파쇄, 용융, 배합 등의 가공을 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깨끗한 플라스틱을 ‘펠렛(Pellet)' 형태의 재생원료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것으로, 비교적 쉽고 단순한 재활용 방식이다. 그러나 기계적 재활용의 경우 복합재질의 플라스틱이나 오염된 플라스틱은 기계적 재활용을 할 수 없으며, 재활용이 반복되면서 품질이 저하돼 더 이상 자원순환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기계적 재활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열분해, 촉매를 이용한 해중합 등으로 폐플라스틱을 플라스틱 기초 원료로 되돌려 재사용하는 것으로, 오염도, 성상, 색상에 상관없이 많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재활용 시 품질 저하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핵심 기술이 한곳에 모이도록 구축되는 클러스터가 SK지오센트릭의 울산ARC인 셈이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통한 재활용 신산업 활성화로 국가 경쟁력 제고,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울산ARC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 톤이 재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한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 톤)의 약 10%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또 울산 지역을 포함한 국내 전반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본 공사에 약 2600명의 상시고용, 3만8000여 명의 간접 고용효과 그리고 울산 지역 간접 생산유발효과가 연 1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공 시엔 연 7억 달러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 공장 운영에 필요한 폐플라스틱 확보는 수거∙선별 전문 중소기업과 협력을 다각화하는 등 재활용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이며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며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R&D와 산업 육성을 지원해 플라스틱이 화학산업의 원료로 재활용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울산 ARC는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혁신(Green Transformation)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SK그룹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관통하는 프로젝트”라며 “폐플라스틱이 자원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대한민국 울산은 미래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환영사에서 “화학산업의 당면과제, 기후위기 등 시대적 변화 요구에 맞춰 SK지오센트릭은 새로운 역사를 열고자 한다”며 “울산 ARC가 완공되면 연간 약 32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한국 화학산업은 재활용 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나경수 사장,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화학 산업의 또다른 부흥기 이끌 것”

14일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울산ARC 비전을 발표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사진=SK지오센트릭)/그린포스트코리아
14일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울산ARC 비전을 발표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사진=SK지오센트릭)/그린포스트코리아

울산ARC는 SK지오센트릭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대규모 사업이다.

SK지오센트릭의 전신은 1972년 국내 최초 납사 분해시설(NCC)을 가동하면서 석유화학 산업의 효시가 됐던 ‘SK종합화학’이었다. 석유화학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오던 SK종합화학은 2021년 사명을 '지구(GEO)', '중심(CENTRIC)'이라는 뜻을 담아 SK지오센트릭으로 변경한 것이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SK지오센트릭은 석유화학기업에서 지구를 위한 사업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NCC 공정을 중단했으며, 이번 울산ARC 구축을 통해 '플라스틱을 생산해온 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해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업을 이어간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러한 의지는 기공식 전날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잘 나타났다. SK지오센트릭은 14일 종로구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울산ARC 기공식 사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물론, 울산ARC에 공장을 건설하는 글로벌 화학적 재활용 기업 3개 사(루프 인더스트리·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플라스틱에너지)의 CEO들이 참석해 울산ARC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나경수 사장은 “한국의 화학산업은 중국의 공세와 탄소배출 등의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구를 위한 기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한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를 통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침체된 화학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나 사장은 기계적 재활용이 이뤄지는 깨끗한 플라스틱이 아닌 현재 소각·매립되고 있는 폐플라스틱을 울산ARC에서 재활용해 국내 폐기물 문제와 탄소저감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겨냥해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전략이다.

이날 나 사장은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글로벌 고객들이 울산ARC를 찾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생산될 물량의 30%가량이 선판매 협의단계”라며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 사용 규제 등이 확산되면서 이미 생산 제품의 100%를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고객사가 늘고 있는 만큼 울산ARC 완공 이전 생산 물량 70% 구매처 확보라는 목표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파트너사 CEO들 역시 자사가 보유한 강점과 울산ARC에서 함께할 성장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파트너사들은 SK지오센트릭과 함께 울산ARC를 시작으로 화학적 재활용 클러스터를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잉 스테이튼(Ying Staton)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은 “한국이 플라스틱 순환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 아시아 국가 중 우선순위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특히 울산ARC 구축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 전세계의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지오센트릭과 당진 제2열분해 공장 건설 등 추가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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