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하 SKT)이 SK엔무브와 데이터센터의 열관리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액침냉각’ 기술의 검증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SKT는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 냉각 전문회사인 미국 'GRC'의 설비를 활용해 다양한 제조사의 테스트용 서버를 SK엔무브 특수 냉각유(ZIC-GC2)를 활용해 냉각하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SKT는 해당 테스트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반전력의 93%, 서버전력에서 10% 이상이 절감돼 총 전력 37%가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액침냉각’

생성형AI가 주목받으면서 고전력 GPU 서버가 급증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해야하는 AI향 GPU 서버는 운용에 있어 일반서버(x86) 대비 높은 소모전력이 요구됨은 물론 가열되는 서버냉각에도 많은 전력소비가 뒤따른다.

이에 국내외 데이터센터들은 저전력 고효율 냉각기술을 도입하거나 차세대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효율적인 냉각시스템을 갖춰 전력 사용량 절감을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SKT가 주목한 전력 사용량 절감 기술은 액침냉각이다. 액침냉각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송풍기(팬)를 통해 냉각하는 기존의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다.

공기보다 열전도가 높은 냉각유를 사용해 서버 장비열을 흡수해 냉각할 수 있으며, 냉각에 필요한 서버의 팬을 제거함으로써 전력절감도 가능한 기술이다. 뿐만 아니라 서버의 주요 고장 원인인 습도, 먼지, 소음에도 자유로워 서버 수명 연장도 기대되며, 서버 내부의 발열체인 CPU, GPU, 메모리, 저장장치 등의 시스템 전체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장비의 고장 원인을 줄일 수 있다.

SKT는 지난해 8월 GRC사의 액침냉각 시스템을 10년 넘게 운용 중인 미국 내 래퍼런스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과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올해 4월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테스트 설비 및 성능/효율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고, 6월부터 SK엔무브의 특수냉각유를 활용한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 안정성, 운영 모니터링 방안 및 비용 효과 등을 검증해 결과를 확인했다.

SKT는 테스트 결과, 기존 공랭식 냉각 대비 전력 절감 효과를 확인했으며, 공기냉각 방식과 액침냉각 방식에서 서버의 성능 테스트 결과에도 성능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액침냉각에서의 전력 대비 성능 비율인 전성비가 개선됨을 확인한 것이다.

SKT는 자사 AI 서비스를 위한 전용데이터 센터를 오는 11월 인천사옥에 구축할 예정이며, 액침냉각 시스템은 내년 중 인천사옥에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 글로벌 주목받는 액침냉각, 탄소저감과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액침냉각 방식은 오래 전부터 제안돼 왔지만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후 2020년부터 가상화폐 채굴, AI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일부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GPU서버 시스템의 발열량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이 빠르게 늘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액침냉각 분야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스페인 서브머(Submer), 미국 GRC(Green Revolution Cooling)와 MGT(Midas Green Technologies), 네덜란드 아스페리타스(Asperitas)와 리퀴드스택(LiquidStack) 등이다.

특히 SKT가 도입한 솔루션 기업인 GRC는 2009년 설립돼 미국 오스틴(Austin)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는 액침냉각 솔루션 글로벌 리더기업으로, 25개 이상 글로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인텔, 델, HPE, SGI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다양한 기술협력을 하고 있어 실증 결과를 중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적합한 액침냉각 시스템사로 평가받고 있다.

SKT는 이번 국내 최초의 액침냉각 시스템 구축 및 성공적인 검증을 통해 입증된 데이터센터 모니터링 솔루션을 SK엔무브의 열관리 사업과 결합해 액침냉각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며, 향후 액침냉각 기술 보급을 주도해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통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엔무브도 지난 9월 ‘ZIC 브랜드 데이’를 개최하고 윤활유 기업을 넘어 에너지 세이빙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액침냉각을 통한 열관리를 새로운 시장으로 꼽았다. 이에 SK엔무브는 지난해 GRC에 2500만 달러 투자를 단행했으며, GRC, 델 테크놀로지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수요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과 사후관리(AS)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조동환 SKT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부사장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화함에 따라 전력소비가 높은 GPU서버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액침냉각 도입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기대되며, 향후 해당 기술 보급 확산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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