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한 양사 전장사업
전장, 모빌리티 혁신에 필수… 지속성장 예상돼

전장사업의 역대급 성과로 3분기 호성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진은 양사 CI. (사진=양사)/그린포스트코리아
전장사업의 역대급 성과로 3분기 호성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진은 양사 CI. (사진=양사)/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은 ‘전장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3분기 실적 발표 결과, 양사의 전장사업은 나란히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양사의 전장사업이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이러한 성과에서 그치지 않고 전기차 모빌리티 전환에 발맞춰 전장사업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양사 3분기 실적 이끈 효자사업은 '전장사업'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0월 말 2023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양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4300억원을 기록했으며, LG전자는 매출 20조7094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이런 호성적을 이끈 데는 신성장 분야로 추진해 온 전장사업이 주요했다.

우선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은 올해 3분기 매출액 3조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하만이 기록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6년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인수한 회사로, 오디오 분야를 비롯해 인포텐인먼트(IVI) 시스템 사업으로 주요 사업을 확장하며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하만의 누적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의 영업이익의 22%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만은 전반적인 전장 고객사의 수주가 증가했다”며 “카오디오 판매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판매호조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S사업본부 역시 올해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 VS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5035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전분기 중 최대 기록이다.

2013년부터 전장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조명, 파워트레인이 전기차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올해 1분기부터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올해 말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아픈 손가락이었던 전장, 모빌리티 진화 흐름 타고 최대 성장 동력될 것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자율주행, SDV 등 미래 모빌리티 진화 흐름에 발맞춰 지속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전장사업.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자율주행, SDV 등 미래 모빌리티 진화 흐름에 발맞춰 지속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전장사업.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양사의 전장사업이지만, 해당 사업이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까지 양사의 전장사업은 성과와 거리가 먼 사업이었다.

실제 2016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은 2016년 68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7년 574억원으로 급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2021년 자회사 통폐합과 조직 개편을 실시한 하만은 이후 하이엔드 차량 위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 프리미엄 카오디오 등에서 성과를 내며 다시 실적을 끌어올렸다.

LG전자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2013년 전장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2015년(영업익 50억원)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모두 적자를 기록한 사업이다. 그러나 2019년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장사업을 미래사업으로 꼽고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932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증권가의 우려를 샀던 LG전자의 전장사업은 2022년 16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던 전장사업이 핵심사업을 성장한 데는 이유가 있다. 원래 자동차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명, 구동장치, 배터리 등 다양한 전장 부품이 요구되는데, 최근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로 발전하는 자동차) 등 미래모빌리티로 진화를 목표로 하면서 전장 부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의 경우 필요한 전장부품이 약 40% 미만이었지만, 전기차는 48% 이상, 완전한 자율주행차 수준인 3~4단계의 차량에서는 68~70%의 전장부품이 필요할 것”이라며 “완성차 업계는 안정적으로 전장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망을, 전자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확보하길 바라는 상황이라 전장사업의 규모는 미래 모빌리티로 진화함에 있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도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내년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7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사는 지속적인 고객사 확보와 함께 그동안 쌓아온 차량용 반도체,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래인, 스마트램프 등의 기술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만은 차량 내 경험 역량 강화를 통한 전장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수주 확대와 홈 오디오 등 고성장 제품 대응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당사와의 시너지 협업 확대를 통한 확산과 제품 차별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최근 자동차부품 시장은 일시적 수요둔화 우려도 제기되지만 전기차 전환 가속화 및 고부가 부품 수요 고속 성장은 여전히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고부가 프로젝트 대응에 주력하고,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위치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기지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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