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반, "급발진 없었다는 건 아냐"…쓰로틀 밸브 이상 작동 기록은 파악돼

 

 

대구 양산 앞산순환도로에서 발생한 YF쏘나타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확인한 결과 사고 5초 전부터 사고 시점까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EDR은 일반적으로 사고 5초 전까지의 상황만을 0.5초 단위로 기록한다.

국토해양부 산하 급발진 합동조사반(이하 합조반)은 23일 국토부 502호 정보화교육장에서 사고 피해자 가족인 권오인 씨와 대구 남부경찰서 담당자가 봉인한 채 제공한 EDR을 개봉,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5초 전부터 충돌 시점까지 속도는 96~126㎞/h로 지속적으로 높아졌으며, 최대 분당 회전수(rpm)는 충돌 1.5초 전 6144까지 올라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간 동안 브레이크 등은 점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고 브레이크 미끄럼을 방지하는 시스템인 ABS 또한 작동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스로틀 밸브의 개방률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기록이 도출됐다. 충돌 5초 전 97% 개방돼 있던 스로틀 밸브가 4.5초 전에는 0%로 완전히 닫혔으며 4초 전에는 18% 정도만 개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부터 충돌 시점까지는 또다시 97%의 개방률을 보였다. 쓰로틀 밸브는 연료시스템에 공기를 흡입하는 장치를 지칭하며 일반적으로 개방률에 따라 연료 분사량을 결정,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현상에 대해서 합조반 자문위원인 성창원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행 자동차의 구동 방식을 볼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게 되면 순간적으로 스로틀 밸브가 기록에 나와 있는 것처럼 완전히 닫힐 수 있다"고 해당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기록만을 놓고 봤을 때 스로틀 밸브 개방률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급발진이라고 규정짓기는 힘들게 됐다. 일반적으로 급발진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스로틀 밸브가 열리고 rpm이 올라가는 이상 현상을 지칭하기 때문.

윤영한 합조반 반장은 "현재 확인한 결과만으로 급발진이 아니다라고 할 수는 없으며 차후 기계적 결함이 없었는 지를 다시 한 번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합조반은 지난 8월30일 1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기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스포티지R 차주의 EDR도 다시 한 번 열어 확인했다. 확인 결과 이전과 차이는 없었지만 합조반은 해당 기기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지에 대한 차주의 이의 제기에 대해 추가로 확인해 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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