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강달러 압력 당분간 불가피
악재보단 밸류에이션 개선에 초점
“10월엔 이익 개선 대형주 사라…네이버·현대건설 등 주목”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시장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재차 자극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악재들로 주식시장의 약세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조정 이후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고난도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중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매수를 제안했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고난도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중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매수를 제안했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49% 하락한 2495.7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처음 종가기준 2500선을 깨트렸다. 코스닥 역시 839.17로 마감하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9월 FOMC의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석에서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장기 연휴를 앞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 9월 말 증시, 겹겹이 악재…고금리·강달러 부담에 수출부진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9월 FOMC 회의를 통해 연내 25bp(0.25%, 1b=0.01%)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내년 기준금리 인하 폭 축소(100bp→50bp) 등을 시사했다.

자산가격의 벤치마크인 미국의 10년물 금리는 9월 FOMC 결과에 4.5%를 넘긴 후 반락했지만 여전히 4.46%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10년물 금리는 4.2%대에서 거래됐다.

환율은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달러 강세 또한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달러 원 환율은 전장 대비 0.3원 내린 1336.5원에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강한 매파 색채를 드러내면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상승했다”며 “9월 FOMC 금리 동결이 달러 강세 기조를 한풀 꺾을 이벤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달러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내 증시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3분기 실적시즌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빠른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와 고금리 환경에 기업 실적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순이익 추정치 흐름을 살펴보면 시간이 갈수록 수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게 눈에 띈다”고 했다. 부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지속될 경우 순이익 추정치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반도체 업종 역시 수출 부진의 여파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이어 “(4분기 수출경기전망 자료 중) 반도체 전망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수출단가와 수출채산성이 저조하고 수출 상담 및 계약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 증시 내 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은 물론 전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 증시 급락에 밸류 매력↑…“4분기엔 내년 이익 반등하는 코스피 대형주 사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한 증시 조정으로 개선된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내적으론 장기 휴장에 따른 관망세, 대외적으론 9월 FOMC의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가격부담을 덜어낸 상황에서 실적 시즌을 맞이한다는 것을 10월 전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역시 “증시가 한 차례 FOMC발(發) 악재를 반영했고 기술적으로 하단 지지선까지 내려왔다”며 “특히 -20~-30% 조정을 거친 기존 주도주들의 경우 지수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경우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더 나아가 10월 중 주식 매수를 제안하는 직접적인 조언도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엔 주식 매수를 권한다”며 “제조업 및 수출 중심의 주식시장을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는 구간에서 비관적으로 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 이익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연동되는데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관련 지표들이 2분기 저점을 지나 반등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말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으로 인한 하락 압력이 강해질 코스닥 종목보단 코스피 종목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30%에 가까웠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월평균 순매수 규모도 8783억원으로 많은 편이었다”며 “올 연말 개인투자자들은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좋아서 금리가 오르는 만큼 내년에 이익이 증가하는 반도체, 자동차, 네이버, 현대건설 등 대형주를 사는 게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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