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3거래일 만에 개인 순매수 500억원 규모
힘 잃은 2차전지 상승 베팅
“미국 정책 수혜 기대 후퇴…개인투자자 분위기 변화 중”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ETF에 개인 순매수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조정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재정정책 기대감후퇴 등으로 상승 예상 일색이던 개인투자자들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 인버스 ETF에 개인투자자들의 몰리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2차전지 인버스 ETF에 개인투자자들의 몰리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일 상장한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합성) ETF’는 상장 3거래일(9월 12일~14일) 동안 총 476억원 규모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KB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 ETF는 NH투자증권이 산출한 ‘아이셀렉트(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해 해당 지수의 음의 1배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운용하는 상품이다. 대형 2차전지 종목들이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구조다.

2차전지 업종은 올해 상반기 증시 강세를 주도했던 핵심 주도주다. 최근 한 달새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지만 기초지수인 iSelect 2차전지 TOP10에 포함된 10개 종목(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홀딩스(114.72%), 에코프로(709%), 에코프로비엠(200%), 포스크퓨처엠(113.32%), SK이노베이션,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212.86%), SK아이이테크놀로지) 중 절반이 연초 대비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일 정도다.

2차전지 광풍이 지속될 수 있었던 배경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쏠림현상이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른 주가에 증권가에서 조차 과열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와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커버링(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 했지만 주가가 올라 손실이 나자 빌린 주식을 되갚아 파는 거래)이 겹치며 상승세가 한 차례 더 이어졌다.

다만 이들 종목의 높아진 가격은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고, 미국의 재정정책 기대 후퇴,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등 국내 주식시장의 여건 악화 등에 조정이 시작됐다. 대장주 격인 에코프로는 지난달 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은 40%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포스코홀딩스 또한 7월 하순 고점을 기준으로 10% 이상 내렸다.

2차전지 인버스 ETF에 개인투자자들이 모이는 이유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이후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12일 상장한 인버스 ETF의 경우 9월 개인 누적 ETF 순매수 4위, 상장 이후로는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장 이후 이틀간은 2차전지 하락과 함께 매수했다면 14일은 주가가 반등했음에도 개인 매수는 이어졌고 같은 날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과 비교하면 2차전지 테마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을 실감할 수 있다”며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미국의 재정지출에 대한 의구심에 따른 정책 모멘텀 저하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오직 롱(상승)을 외치던 개인의 센티멘탈(실적과 관계없는 호재 및 상승 분위기)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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