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상 우려 확산에 엔비디아 효과 ‘반짝’
잭슨홀 미팅 경계감 지속
"성장주 가격 매력 오는 10월 중 부각될 것"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이 주식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상 등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 이후 성장주들의 강한 이익 성장세가 금리 부담을 상쇄할 거라며 비중확대를 조언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금리 부담에 주식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금리 부담에 주식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장 대비 0.1% 오른 471.63달러에 마감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엔비디아는 이날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잭슨홀 미팅 경계감 등 금리 관련 우려가 증시 전반에 확산하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일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예상치인 2.09달러를 크게 상회한 2.7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예상치 110억9000만달러를 상회한 135억달러를 나타냈다. 

회사가 전망한 다음 분기 매출액 또한 시장 예상치 125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157억달러~163억달러 수준이다.  

당초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이 그간 주가 상승을 견인해온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글로벌 증시에선 기술·성장주의 반등을, 국내 증시에선 HBM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강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과 새벽 사이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을 포함해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의 발언을 앞두고 뉴욕증시와 국내증시 모두 약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도 하락했던 증시가 잭슨홀 회의 이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인터뷰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S&P500이 전일 대비 1.4% 하락 마감했다”며 “(일각에선) 엔비디아 실적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 됐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이번 실적 발표가 지난 분기 발표만큼 시장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 발언 이후 S&P500이 전장 대비 3.4% 급락했던 경험이 잭슨홀 회의는 일단 피하자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당시 증시 낙폭이 컸던 이유는 (인플레 기대 통제를 위한 강한 매파 발언으로) 직전 흐름과 정반대의 정책 기조가 확인됐기 때문인데 이날 연설에서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 나온다면 고조된 경계감을 되돌릴 확률이 오히려 높아진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조정을 받은 성장주들이 증시에서 재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계기로 성장주의 이익성장 전망치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조정을 겪고 있는 성장주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잭슨홀 회의에서 높은 기준금리가 오래 유지돼야 한다는 연준의 생각이 확인되면 고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이익성장 전망이 높아지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시장 평가가치 하락 압력을 상쇄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성장주의 장단기 이익성장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 고금리 부담에도 주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 역시 “한동안은 거시경제 요소들의 역풍을 견뎌내야 하지만 성장주 스스로 강한 이익성장세를 확인하면서 그 영향을 제한할 전망”이라면서 “성장주 비중을 낮춰놓은 투자자들은 10월초까지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덜어내고 성장주 분할 매수를 시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과열 부담 및 금리 우려 등으로) 멀티플 부담을 낮춘 성장주의 가격 매력도 10월 중하순 실적 시즌 전부터 부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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