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재부상 등에 금리 ‘꿈틀’
국내증시도 영향권…코스피 4거래일째 하락
“미국채 공급 확대 등 수급 영향…안정화 기대”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4%를 상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증시도 그 여파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4%를 상회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4%를 상회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는 4.19%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금리는 전일 4.2%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美 10년물 금리 전일 4.2% 상회…연중 최고치 경신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상승한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월 대비 높았고, 전문가 예상치도 소폭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다.

전일 발표된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7%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 0.4% 상승을 상회했다. 그간 진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반등하게 되면 추가 금리인상이나 금리인하 시기 지연 등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게 된다.

또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한 영향도 있다. 미국의 국채는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채 발행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게 됐다. 통상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신흥국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인다. 안전자산인 국채의 수익률(금리)이 높아지면 위험자산(신흥국 주식 등)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약세 지속…“긴축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기우”

국내 주식시장 역시 미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 등에 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1.76% 하락한 2525.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동안, 코스닥 지수는 14일부터 하락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가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때문이라기 보단 미국채 공급물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금리 상승)과 기간 프리미엄 상승이 견인한 상방 압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하고 주식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담요인이나 쇼크와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10년물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기대 인플레이션, 단기 금리, 기간 프리미엄(텀 프리미엄)인데 이 중 긴축 우려와 직결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경기 개선 기대감 등에 상승 후 횡보하고 있고, 단기 금리는 하향 안정 추세라는 것이다. 유일하게 상승 추세인 기간 프리미엄은 단기채 대신 장기채를 보유하는데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상(프리미엄)을 의미하는데 국채 수급과 금리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연구원은 이어 “주식에 위협이 되는 것은 경기확장 및 수급 문제 때문에 오르는 금리가 아닌 긴축 우려로 인한 금리상승”이라며 “연준 긴축 여부를 알 수 있는 지표는 텀 프리미엄이 아니라 단기 금리”라고 덧붙였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기간프리미엄(텀 프리미엄)과 단기금리 경로로 본 미국채 금리 상승세는 대부분 수급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장기물 국채 발행 증가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고, 미국의 양적긴축(QT)이 진행되는 가운데 SVB 사태 등으로 은행 등 투자자들의 미국채 수요 감소 우려에 수급 부담이 발생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자산에 재투자하지 않거나 매각하는 긴축 수단이다.

임 연구원은 이어 “경기 상향 조정과 맞물리며 시장의 수급 민감도가 높아졌으나, 미국채 시장의 자금유입 흐름을 고려해볼 때 발행물량이 소화되기 어려운 환경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더멘탈 둔화와 함께 금리의 상방 압력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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