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준비 미흡으로 파행 위기
주요 기업과 경제단체 행사 지원 총력… '국격 실추' 막는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의료봉사에 나선 삼성 의료지원단의 모습. 5일부터 삼성서울병원 소속의 의료지원단은 현장에서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삼성)/그린포스트코리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의료봉사에 나선 삼성 의료지원단의 모습. 5일부터 삼성서울병원 소속의 의료지원단은 현장에서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삼성)/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무대에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해 개최된 행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새만금 일원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이야기다. 30여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이번 잼버리는 폭염, 위생, 보안 등에서 대책이 미흡했음을 보여주며 파행 위기에 빠졌다.

‘국격 실추’라는 말까지 나오자 정치권에선 책임공방이 뜨거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재계는 정부와 함께 잼버리를 차질없이 마무리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유쾌한 잔치가 불쾌한 잔치로…‘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유쾌한 잔치’라는 어원을 가진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행사로,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지정한 개최지에서 만 14세부터 17세까지의 전세계 청소년들이 참여해 야영을 하는 이벤트다.

이러한 청소년의 유쾌한 잔치가 국내에서 열렸다. 지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제17회 잼버리가 개최된 이후 30여년만에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부안의 새만금 일원에서 ‘제25회 잼버리’가 개최된 것이다. 한국에서 열린 이번 잼버리에는 전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약 4만3000여명이 참석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번 잼버리는 어원을 쫓아가지 못했다. 이번 잼버리는 개최와 함께 발생한 폭염에 온열환자가 속출하면서 대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열악한 시설로 인한 위생 문제, 성범죄 논란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의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퇴소를 하는 등 파행으로 이어졌다.

조기퇴소를 결정한 국가의 스카우트 대표단들은 조기퇴소가 폭염 때문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폭염에 대한 대처 부족과 열악한 시설과 위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주최 측의 준비 미흡이 꼽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사태 수습에 총력전 나선 재계… 정치권은 책임공방

운영에 차질이 발생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원할한 행사진행을 지원하고 있는 재계. 사진은 삼성물산이 이동식 화장실을 구축하는 모습(사진=삼성)/그린포스트코리아
운영에 차질이 발생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원할한 행사진행을 지원하고 있는 재계. 사진은 삼성물산이 이동식 화장실을 구축하는 모습(사진=삼성)/그린포스트코리아

상황이 이러하자 정치권에서는 ‘책임공방’부터 터져나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폭염이 충분히 예상된 시점에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에게 책임을 돌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잼버리 확정은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졌으며,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은 야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책임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경우 “지자체가 잼버리 대회 운영을 주도했고, 중앙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전라북도는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운영됐다”며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까지 잼버리 행사를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와 함께 잼버리 파행을 막기 위해 힘을 보탠 곳은 재계였다. 기업과 경제단체는 일제히 잼버리 지원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우선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 간이 화장실 및 전동카트 지원, 건강음료 지원 등 잼버리에 가장 문제로 지적됐던 사항들에 지원에 나섰다. 또한 7일부터는 신입사원 150여명을 현장에 파견해 자원봉사자들의 일손을 돕도록 했으며, 잼버리 참가자를 대상으로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인 ‘오픈 캠퍼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LG 역시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주요계열사들과 힘을 모아 지원에 나섰다. 넥쿨러 1만개를 비롯해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를 우선 지원했고, 생수와 이온음료 5만병, 냉동탑차 6대도 지원했다. LG유플러스는 안정적인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5G 무선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 지원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잼버리 개최 초기부터 생수와 양산은 물론, 심신회복버스, 모바일 오피스 등의 차량을 제공해 잼버리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해 대회장 시설 정비를 비롯한 긴급지원에 나섰다.

이외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유통업계에서도 냉동 생수, 이온음료, 아이스박스 등을 긴급 지원하며 잼버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잼버리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원할한 행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기업들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자는 뜻에서 선뜻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잼버리 기간 동안 행사가 더 큰 탈이 없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신경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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