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관련 협업 이어지는 석유화학 업계
신성장동력 ‘친환경 플라스틱’, 수요 증가에 지속 강화될 것

<편집자주> 국내 기업들이 올해 경영환경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점은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비롯해 환경문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규제 강화 등 기업의 경영에 있어 다양한 과제들이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표 기업들은 경쟁보다 협력을 택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 해소, 혁신 기술 개발, 지속가능성 제고 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서로의 노하우와 강점을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다. 기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협력 사례를 조명해 본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한 신사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한 신사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1860년대 최초 발명된 플라스틱은 이후 인류의 삶을 더 편리하게 바꿔 놓은 발명품으로 자리했다. 그러나 현재 플라스틱은 폐기물 문제, 미세플라스틱, 각종 오염 등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이에 플라스틱을 생산해온 석유화학기업들은 플라스틱을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대체하는 것은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린 소재’ 키우는 SK케미칼, 소재 개발만큼 공들인다

친환경 소재 적용을 고민하는 수요처에게 자사의 그린 소재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SK케미칼의 '이음' 플랫폼(사진=SK케미칼)/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소재 적용을 고민하는 수요처에게 자사의 그린 소재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SK케미칼의 '이음' 플랫폼(사진=SK케미칼)/그린포스트코리아

화학사들은 이러한 신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그린 소재 사업 중심의 에코트렌지션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화학적 재활용사업과 친환경 소재 분야에 투자를 강화할 것을 밝혔다.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바이오 소재, 그린에너지 사업을 축으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과 고객을 글로벌로 확대해 2030년 그린소재 관련 매출을 2조 6000억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목표에는 친환경 소재에 대한 SK케미칼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SK케미칼은 핵심 소재인 ‘코폴리에스터’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코폴리에스터는 SK케미칼이 미국의 이스트만과 상용화에 성공한 재생플라스틱으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BPA) 검출 우려가 없고 높은 투명성, 고강도, 내열성을 특징으로 화장품 용기, 음식포장재, 건축자재 등에 활용되고 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50% 이상 확대해 세계 1위 코플리에스터 생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CR-시리즈’, 재활용 페트 원료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R-시리즈’, 사용후 PET로 재활용이 가능한 ‘클라로’, 100% 식물성소재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 폴리올 ‘에코트리온’, 바이오 열가소성 탄성재료 ‘에코펄’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오고 있다.

또한 SK케미칼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사업은 신소재 개발에서 멈추지 않는다. SK케미칼은 신소재를 적용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이러한 노력을 상징하는 것이 있다. 바로 SK케미칼의 그린 솔루션 플랫폼 ‘이음(EUUM)’이다.

SK케미칼이 지난해 구축한 ‘이음’ 플랫폼은 친환경 소재 적용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 브랜드 오너 등에게 SK케미칼의 그린소재를 기반으로한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SPS)를 추천하고, 금형 제작, 디자인 등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SK케미칼은 다양한 기업, 브랜드와 협업해 식품용기, 화장품용기, 칫솔, 의류 등 다양한 제품에 그린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당사는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소재 개발은 물론 수요처 발굴까지 순환경제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그린소재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자원순환은 SK케미칼의 핵심 사업의 한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속 수요 증가 예상되는 친환경 소재, 협력은 계속된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롯데케미칼과 풀무원. 사진은 MOU를 체결한 황민재 롯데케미칼 종합기술원 원장(좌)과 이상윤 풀무원기술원 원장(사진=롯데케미칼)/그린포스트코리아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롯데케미칼과 풀무원. 사진은 MOU를 체결한 황민재 롯데케미칼 종합기술원 원장(좌)과 이상윤 풀무원기술원 원장(사진=롯데케미칼)/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고 적용을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은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용기나 식품용기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케미칼은 식품전문 기업 ‘풀무원’, 플라스틱 용기 제조 판매업체 ‘펌텍 코리아’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도 화장품 전문 용기 기업 ‘코스맥스’와 협업해 재사용이 가능한 화장품 용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석유화학기업들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의 대중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친환경 소재라는 신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최근 실적은 좋지 않다.

특히 주력사업이던 석유화학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의 플라스틱 내재 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감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화학 사업에서 돌파구로 꼽히는 부분이 바로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 대비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친환경 소재는 ESG 강화를 목표로 하는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의 경우 2025년부터 포장재 플라스틱 생산시 재생원료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규제는 최근 화장품기업, 식품기업 등에서 석유화학사와의 협업을 이어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연 평균 8.1% 씩 성장해 2027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중국의 기초제품의 저가 공세로 석유화학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으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친환경 소재는 신사업 중 하나로. 지속적인 수요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고객사 확보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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