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만큼 중요해진 제품의 지속가능성, 협업으로 강화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소재부터 기술까지 다양한 협업 눈길

<편집자주> 국내 기업들이 올해 경영환경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점은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비롯해 환경문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규제 강화 등 기업의 경영에 있어 다양한 과제들이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표 기업들은 경쟁보다 협력을 택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 해소, 혁신 기술 개발, 지속가능성 제고 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서로의 노하우와 강점을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다. 기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협력 사례를 조명해 본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자업계(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자업계(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 각종 환경오염 등의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품질은 물론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는 제품, 고효율 제품 등을 원하고 있고, 기업들도 이러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들은 지속가능성 강화라는 목표치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삼성전자가 신제품만큼 강조한 ‘지속가능성’… 협업으로 강화 중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마무리 발언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마무리 발언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모바일 신제품 공개 프레젠테이션인 ‘갤럭시 언팩 2023’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신, 파트너사, 테크 인플루엔서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더5’를 비롯한 ‘갤럭시 워치 6’, '갤럭시탭 S9' 시리즈를 공개했다.

지난 2010년 ‘갤럭시 언팩’을 시작한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종료 이후에도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며 성공적인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부분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신제품에 대한 완성도 높은 기술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강조한 부분은 그것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 언팩 2023’의 마무리 발언으로 “삼성전자는 지속가능한 혁신으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담은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강조해왔다. 삼성전자의 MX사업부는 이러한 의지를 가장 잘 이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울트라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 부품 모습(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울트라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 부품 모습(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지구를 위한 갤럭시’ 비전을 발표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순환경제 실현에 앞장설 것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무선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해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 삼성전자는 제품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폐어망 소재로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을 갤럭시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한화컴파운드, DSM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PA(폴리아미드) 소재를 삼성전자에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를 스마트폰 제품의 측면에 달린 볼륨 및 전원 버튼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키 브레킷은 물론 ‘S펜 커버’, 터치패드 홀더 등에 적용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연간 64만톤 이상 버려지는 폐어망을 재활용해 자원순환은 물론 해양생물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 대비 탄소 배출량도 저감할 수 있다. 한화컴파운드의 발표에 따르면 폐어망 재활용 소재 1톤은 기존 플라스틱 1톤 생산 대비 25%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더5’ 역시 이전 폴더블 모델 대비 더 다양한 재활용 소재가 적용됐다고 밝혔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 전자업계, 친환경 제품 위한 협업은 계속될 것

삼성전자가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력해 출시한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가 적용된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삼성전자가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력해 출시한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가 적용된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이처럼 친환경 제품을 위한 기업 간의 협업은 다양한 기업들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가 적용된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와 건조기를 출시했다.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는 ‘버블 워시’ 세탁기술로 세탁 시 의류에서 떨어져 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저감하는 방식이다. 이 원리는 세제를 녹여 만든 풍성한 거품이 섬유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오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옷감이 마모돼 손상되는 정도까지 줄여준다.

LG전자 역시 다양한 기업과 친환경 제품을 위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포스코의 국내 첫 탄소 저감 브랜드 ‘그리닛’의  ‘Greenate certified steel’ 제품을 도입했다. ‘Greenate certified steel’은 탄소 감축량 배분형(Mass Balance) 방식으로 저탄소 생산공정 도입, 저탄소 철원 사용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저탄소 철강 제품이다. 해당 제품을 사용할 경우 그에 상당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포스코와 ‘탄소저감 강재 제품 공급 및 구입 업무협약’을 추진했으며, 그리닛 출시와 동시에 국내 기업 최초로 ‘Greenate certified steel’ 200톤을 주문했다. 이는 건조기 부품 소재로 사용될 예정이며, LG전자는 생활가전 제품에 탄소저감 철강재 사용 확대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포스코와 가전용 고강도·고내식 제품 및 전기강판 제품 등을 대상으로 3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탄소저감 파트너십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오븐 제품 등에 그리닛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위기, 폐기물 문제 등의 환경문제는 하나의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환경문제 해결에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누구든지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저탄소, 고효율 기술은 물론 제품판매 이후까지 지속가능성을 실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협업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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