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상담 예약 신청 힘들고, 대면 상담 등 시일 소요"
급전 필요한 취약계층·저신용자들, 상품 실효성 미비
"추가 대출 대상자 비대면 상담 방안, 9월 말 전에 결정"

(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서민금융진흥원이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기존 대출자가 비대면으로 추가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 취약계층에 일정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내놓은 소액생계비 대출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사전 상담 예약 신청 자체가 힘들고, 사전 상담 예약이 접수되더라도 서민금융통합센터에 직접 방문해 대면 상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이에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 등 저신용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상품은 실효성이 크게 없다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서민금융진흥원은 추가 대출을 원하는 기존 대출자가 비대면 대출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오는 9월 말 전까지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규로 대출을 받고자 하는 신청자들은 기존처럼 대면 상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5일 금융권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소액생계비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성인에게 연체이력을 따지지 않고 최대 100만원 생계비를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이자는 기본이 15.9%로 금융교육 이수, 이자납부 이력에 따라 9.4%까지 낮출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소액생계비 대출은 서민금융진흥원 전화나 홈페이지, 어플 등에서 사전 상담 예약 신청을 하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직접 방문해 대면 상담을 통해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출시 첫날(3월27일)부터 대출을 받고자 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돼 혼란을 겪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신청일(매주 수~금요일)에 차주 뿐 아니라 다음 4주간의 상담일정을 예약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소액생계비 대출의 수요가 몰리자 출시 일주일 만에 5499건, 35억1000만원어치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놓고 불편을 호소하는 신청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사전 상담 예약 신청 자체가 힘들다라는 점이 꼽힌다. 신청자가 사전에 상담 예약 신청을 하고자 했을 때 상담 예약 신청 접수가 빠르게 마감돼 신청 자체를 못하거나 상담 예약 신청을 하게 되더라도 본인의 주거 지역에 있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아닌 다른 지역에 위치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접수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사전 상담 예약 신청을 어렵게 성공하더라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직접 방문해 대면 상담을 받아야만 한다. 이에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이나 저신용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정책 실효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서민금융진흥원은 추가 대출을 원하는 기존 대출자를 대상으로 대면 상담 방식이 아닌 비대면 상담 방식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소액생계비 대출 한도는 100만원으로 최초 5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면 추가 대출을 해준다.

올해 3월에 대출을 받은 기존 대출자는, 6개월 후인 9월부터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서민금융진흥원은 소액생계비 신규 대출자 대상으로는 비대면 상담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액생계비 대출이 대면 상담을 통해 저신용자들의 채무조정·복지 등을 연계해줘 채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현재로서 소액생계비 추가 대출 신청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상담이 진행될 수있도록 하는 방안을 가지고 시행할지 여부를 고려 중이다"며 "오는 9월 말부터 추가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 전에 비대면 상담 서비스가 이뤄질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규 대출을 원하는 신청자들은 채무조정, 복지 등과 연계해 상담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대면 상담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on9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