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숏리스트·9월 최종 후보자 전망
연임 통해 경영 안정 VS 세대 교체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중 후보 유력
이재근 행장·박정림 KB증권 사장 거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그린포스트코리아 DB)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그린포스트코리아 DB)

KB금융지주가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에 돌입했다. KB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융권 세대교체’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면서 리더십 유지로 경영 안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KB금융은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해 잇따라 개편을 주문한 만큼,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처럼 리더십 교체될 가능성도 크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놓고 관련한 발언을 하면서 ‘관치금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에 선임돼 3연임에 성공하면서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왔다.

KB금융은 2008년 9월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총 4명의 회장을 거쳤다. 윤 회장은 4명의 회장 중에서도 임기가 가장 길다. KB금융의 그간 회장들을 보면 ▲1대 황영기 초대 회장(2008년 9월~2009년 9월) ▲2대 어윤대(2010년 7월~2013년 7월) ▲3대 임영록(2013년 7월~2014년 10월) ▲4대 윤종규 회장(2014년 11월~2023년 11월)이다.

윤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KB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KB금융은 내부규정에 따라 회장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롱리스트(1차 후보군)을 정했고, 오는 8월 숏리스트(2차 후보군)을 확정한다. 이어 9월에 최종 후보를 선정할 전망이다. 현재 롱리스트 후보군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 임기 만료 앞둔 윤종규 회장…경영 안정 Vs. 세대교체

KB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DB)/그린포스트코리아
KB금융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을 놓고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KB금융은 정관상 회장 선임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올해 만 68세이기 때문에 연령 제한에서 자유롭다.

특히 윤 회장은 KB금융을 ‘리딩금융’으로 끌어올리는 경영 성과를 보이면서 연임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지만, 2년 연속 4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당국의 압력이다. 정권 교체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실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내 사퇴한 데 이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만료 후 퇴진했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4연임 가능성과 용퇴 의사가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하마평…이재근 행장·박정림 사장도

(왼쪽부터) 허인·양종희·이동철 KB금융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이재근 국민은행장.(KB금융그룹, 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왼쪽부터) 허인·양종희·이동철 KB금융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이재근 국민은행장.(KB금융그룹, 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하마평에는 허인(글로벌·보험부문장)·양종희(개인고객 부문장, WM·연금부문장, SME부문장)·이동철(디지털·IT부문장) KB금융 부회장 3명과 이재근 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사장(총괄부문장) 등이 거론된다.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은 모두 1961년 생이다. 여기에서 허인·이동철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 숏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특히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에서 경영 기획그룹 전무, 여신심사본부 상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7~2021년까지 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 양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 2016년~2020년까지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18~2021년 국민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국민은행 자산관리(WM)사업본무 전무,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여신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1966년생으로 서강대 수학과를 나왔고, 2013년 KB금융 비서실장직, 2017년 KB금융 재무 기획 담당 상무 등을 거쳤으며 현재 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두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면서, 관치금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9일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도 잘 구성돼 있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 점검을 하면서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고, 향후 필요하다면 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한 듯 “지주 회장 승계 절차와 관련해 개별적인 스케줄에 대해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오해받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승계 프로그램을 칭찬했지만, 결국 발언의 핵심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는 점이다”며 “이는 구두 개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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