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 사례로 분할결제 제한 조치 시행 예고
소비자들 "금감원 민원 제기" 등 불만 표출
"분할결제 제한 잠정 보류 하겠다" 재공지
"오용되는 시스템 구조 개선, 관리감독 강화"

신한카드 더모아 카드.(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카드 더모아 카드.(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역대급 혜자 카드(혜택이 높은 카드)로 불린 ‘신한 더모아 카드’가 일부 소비자들의 과도한 오·남용으로 상품 기획의도마저 무색해지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7월 1일부터 분할결제 제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에 시행을 잠정 보류했다. 이와 관련해 분할결제 서비스를 남용하게 만드는 시스템 구조를 개선하거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분할결제 제한하려고 했던 이유

신한카드 분할결제 제한 조치 시행 내용.(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카드 분할결제 제한 조치 시행 내용.(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신한카드는 공지를 통해 신한카드의 모든 개인 신용카드를 대상으로 가맹점 분할결제 제한 조치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가맹점은 통신(SKT·KT·LG U+·SK브로드밴드·KT스카이라이프·알뜰폰) 및 도시가스 요금 현장, 온라인 선납 가맹점 등이다.

세부적으로 ▲통신 요금, 도시가스 요금 등 월별 이용 건에 대해 1건으로 결제돼야 할 청구금액은 월 1회만 결제가 가능 ▲동일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를 여러 장 사용하는 방식의 분할결제 불가 등이다. 다만 자동이체 결제 건은 제한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신한카드는 “분할결제는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위반사항이나, 일부 가맹점에서 약관을 위반해 분할결제가 발생되고 있다”며 “이에 당사는 해당 가맹점의 약관 위반사항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가 나온 배경은 일부 소비자가 카드 사용 혜택을 노리고 분할결제 서비스를 오·남용하고 있어서다. 이에 신한카드는 제약·도매업체에 공문을 보내며 “특정 금액 다빈도 발생에 대한 즉시 중단 및 관련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가 분할결제를 막으려 하자 ‘신한 더모아 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신한 더모아 카드는 지난 2020년 11월에 출시돼 2021년 12월 신규 발급이 중단됐다. 이 카드는 상품 기획의도와 다르게 분할결제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신한 더모아 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부터 1000원 미만 잔돈을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마이신한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예를 들어 매월 통신요금 6만800원이 나올 경우 더모아 카드로 ‘전액’을 납부하면 800포인트를 받을 수 있지만, 5999원씩 10번 결제하고 810원을 추가 결제하면 9990포인트를 챙길 수 있다. 기획의도는 남는 잔돈을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것이었지만, 분할결제를 통해 오·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신한카드가 분할결제를 제한한다고 밝히자 소비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 건강보험과 닮은 꼴…비난 대상은 달라

신한카드 분할결제 제한조치 시행 잠정 보류 공지.(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카드 분할결제 제한조치 시행 잠정 보류 공지.(신한카드 홈페이지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하지만 신한카드는 30일 분할결제 제한 조치 시행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한카드는 공지를 통해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분할결제 제한 조치를 잠정 보류하게 됐다”며 “변동사항이 있을 시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분할결제를 번복한 이유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금융감독원 민원으로 인해 잠정 보류하는 것이 아니다”며 “공지에 나온 내용이 전부이며, 분할결제 제한 조치를 언제 시행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분할결제 서비스를 오·남용하는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건강보험을 오·남용하는 외국인(중국인)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반적인 외국인 건강보험기금은 흑자 추세이나, 2018~2021년 중국인 건강보험 가입자 누적 적자가 2844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건강보험을 오·남용하는 사용자(중국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한카드 분할결제 서비스의 경우, 해당 서비스를 오·남용하는 사용자(소비자)보다 신한카드에 비난을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과도한 혜택을 바라는 일부 소비자 때문에 다수의 혜택이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카드 분할결제 서비스의 시스템 구조를 개선하거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에 선의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혜택을 받는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다수의 국내 카드사가 실적 악화 등 업황 부진으로 카드 발급을 중단하거나 혜택을 줄이고 있어 신한카드의 조치도 ‘상품 구조조정’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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