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5월 315조753억원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업무협약 체결·상품 등 출시

한국은행 1만원권.(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은행 1만원권.(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빚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은행권에서 선제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빚을 돌려막는 등 '빚 폭탄 돌리기'가 경제 부실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추가적인 재기지원 프로그램 마련도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5월말 315조753억원

(단위=억원)
(단위=억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지난 5월 말 315조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935억원 늘었으며, 전년 동기(309조4978억원) 대비 5조5775억원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9월(315조2679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올해 ▲1월 313조650억원 ▲2월 313조5942억원 ▲3월 314조510억원 ▲4월 314조6358억원 ▲5월 315조753억원으로 증가세다.

대출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대출 금리도 올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3~5월에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5.27~5.46%이다. 전년(3.63~3.67%) 대비 상단은 1.79%p(포인트), 하단은 1.64%p 올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체율 상승 속도도 가팔라졌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0.49%)보다 0.51%p 급등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9월 30일 종료된다. 오는 9월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기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된 대출 잔액은 85조3000억원, 차주는 38만8000명 수준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감이 커지자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조치를 취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만기 연장을 2025년 9월까지 자율협약에 따라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상환유예는 상환계획서에 따라 2028년 9월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다.

◇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업무협약 체결·상품 등 출시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

먼저 국민은행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낮췄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KB비대면소상공인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0%p 확대한다. 기존 KB 비대면소상공인대출의 최저 금리는 5.12%(2023.6.26일 은행 신용등급 1등급 고객 기준)였으나 이번 0.5%p의 우대금리 확대로 4.62%까지 낮아졌다. 

이어 신한은행은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서울시 소상공인에게 상생 배달앱 '땡겨요' 입점 등 실질적인 마케팅 지원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신한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대출’ 제도를 통해 총 6217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금리 인하 및 만기연장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이자비용 지원 규모는 총 1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은행은 전북 고창군 소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NH 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NH 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운영에 필요한 경영지식과 애로사항 등에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 농협은행의 경영컨설팅 프로그램이다. IBK기업은행은 재무정보와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금융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e커머스 소상공인 성공 보증부대출'을 출시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부실 우려 완화 움직임에도 은행권에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과 상환유예가 다시 된다고 해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금리 저성장인 금융 시장 상황에서 빚 부담을 감당 못 해 추가 대출을 받으며 '빚으로 빚을 갚는 빚 폭탄 돌리기'만 늘어날 수 있다"며 "부실 뇌관만 커질 수 있어, 부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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