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베트남 국빈방문, 205개 기업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산업계, 현지 생산거점 협력 강화 및 신시장 개척에 집중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205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사진은 베트남 수도 호치민(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205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사진은 베트남 수도 호치민(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는 물론 중견·중소기업 대표들이 베트남으로 향한다.

19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23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펼친 윤석열 대통령은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을 국빈방문해 순방외교를 펼친다. 이번 베트남 순방에 205개사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게 된 것이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경제사절단은 국내 기업들의 최대 생산거점인 베트남의 신규투자와 공급망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韓 기업의 생산 거점 베트남, 지속가능한 미래 협력 논의한다

베트남 현지 생산 거점 투자 강화 및 현안 검토가 예상되는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베트남 생산합작법인 'HTMV' 2공장 준공식 사진(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베트남 현지 생산 거점 투자 강화 및 현안 검토가 예상되는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베트남 생산합작법인 'HTMV' 2공장 준공식 사진(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상공회의소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24개, 중견기업 28개, 중소기업 138개, 경제단체 및 협·체 12개, 공기업 3개사 등 205개 기업이다. 경제사절단은 공급망 협력과 미래산업분야 공조 등 차세대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는 물론 주요 기업의 리더진이 대거 포함됐다.

국내 산업계가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베트남은 국내 기업의 주요 생산거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이미 베트남 곳곳에 생산 공장을 건설·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에 스마트폰 공장, 호찌민에 가전복함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이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 그룹과 베트남 난빈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차량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판매합작법인 HTV를 설립했고, 2022년 HTMV 2공장을 준공하는 등 베트남 현지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베트남 하이퐁에 분산돼 있던 가전제품 생산라인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통합한 통합생산단지 ‘하이퐁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하이퐁 캠퍼스를 통해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과 IVI(차량 내 인포테인먼트)를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효성은 BIE 총회에는 조현상 부회장이 참여했지만,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조현준 회장이 참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효성은 꽝남, 동나이, 바리아붕다우, 박닌 등에서 타이어보강재, 스판덱스, 에어백 원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3일 열리는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생산 거점에 대한 추가 투자, 향후 공장 운영방안, 공급망 현안 점검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베트남은 ‘탈중국’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주요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 원자재 공급 등 공급망 불안 등을 노출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양국의 주요 관계자와 경제인들이 산재된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새로운 시장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이와 함께 재계에서는 이번 베트남 방문으로 다양한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1억 인구를 보유한 국가이자 중산층 증대, 도시화 가속, 가구수 증가 등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을 가진 국가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을 연결할 수 있는 교두보로 꼽힌다.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방문에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예상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신재생에너지다. 베트남은 도시화와 인구증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베트남은 세계 10위의 태양광 발전국가로, 친환경 발전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한화, 두산, SK, GS 등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대거 포진됐다. 태양광 발전은 물론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에 대한 논의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방산 분야도 베트남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향후 5~7년동안 20억 달러(약 2조561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베트남은 주요 무기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미국과 나토(NATO) 회원국의 제재로 더 이상 러시아와의 방산 교역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한화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방산 분야의 베트남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K9 자주포 수출 등 수출 성과를 창출한 바 있는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과 함께 종합방산 솔루션을 소개하며 신시장 개척에 집중할 방침이다.

KAI 역시 베트남에 ‘수리온(KUH-1)' 헬기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KAI는 “이번 순방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헬기시장 진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KAI는 올해 초부터 베트남 헬기 수요 파악 및 물밑 교섭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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