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클린테크 중심으로 미래 설계 가속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6월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6월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LG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고객가치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미래 설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인공지능(AI) 분야에 최고 수준의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및 AI 관련 R&D를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또 이종 산업분야와 협업도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구축할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쏟아 붓는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아울러 LG는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 LG AI연구원, 설립 1년 만에 초거대 인공지능 결과물 성과

LG AI연구원.(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LG AI연구원.(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LG는 지난 2020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개발 역량을 한 곳에 모아 그룹 차원의 AI 연구 허브로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연구원은 설립 1년 만인 2021년 연말 초거대 AI 엑사원을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하며,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엑사원 공개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12월에는 ‘AI 경량화·최적화’ 신기술을 적용한 초거대 언어모델을 선보였으며, 2023년 2월 1일부터 4월 말까지는 서울대 AI연구원, 셔터스톡과 함께 ‘LG 글로벌 AI 챌린지’를 개최해 AI가 이미지로 인식한 내용을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등 AI 기술 개발 생태계에 확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개 이상과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장 이상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했고, IT∙금융∙의료∙제조∙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데이터까지 학습하고 있어 다른 초거대 AI 모델들이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실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차세대 OLED 고효율 발광 재료를 발굴하는 AI 모델을 선보이는 등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최적의 백신 후보 물질이나 산업의 판도를 바꿀 화합물을 찾기 위해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놓고 사람이 직접 실험을 하거나 시뮬레이션 계산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당했고 성공 확률도 낮았다.

LG AI연구원은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고, 이는 기존 타 예측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 AI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에 최적화된 전해질 화합물을 찾아내는 AI 모델,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 재료 성능을 예측하는 AI 모델 등을 개발했으며, 현재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들을 찾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LG는 세계적인 AI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알림과 동시에 글로벌 AI 우수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서는 등 미래 AI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연구원 설립과 동시에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건 대학교 교수를 임원으로 영입해, 업계 처음으로 신설된 ‘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CSAI)’ 직책을 맡겼으며 지난해 3월에는 서정연 서강대 교수를 영입했다. 더불어 AI 최신 연구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를 영입하며 연구 역량을 더욱 탄탄히 했다. 연구원 설립 당시 70여 명이었던 연구인력은 220명 수준으로 늘렸다.

◆ 성장하는 바이오 산업, M&A로 역량 강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신학철 부회장 옆), 손지웅 LG화학 사장(앞줄 맨 왼쪽)이 양사 임직원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신학철 부회장 옆), 손지웅 LG화학 사장(앞줄 맨 왼쪽)이 양사 임직원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LG는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분야로 낙점한 만큼 LG화학을 중심으로 관련 역량 확보에 지속 힘을 쏟을 전망이다. LG화학은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올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사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오는 LG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되며, 자체적인 미국 항암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처럼 독립적인 경영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를 통해 글로벌 톱30 제약사로 도전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빅마켓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아베오 인수로 과학과 혁신을 통해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아베오를 미래 바이오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톱30 제약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에서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매출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친환경 클린테크로 기후위기 문제 책임의식 제고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6월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해 ㅅ러명을 듣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6월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해 ㅅ러명을 듣고 있다.(사진=LG)/그린포스트코리아

LG는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 위기 문제에 책임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 탄소 저감 등을 위한 클린테크 사업도 지속 육성 중으로 각 계열사 클린테크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역량 확보에 나섰다.

LG화학은 친환경 사업들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선정하며, 22년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석유화학본부 내에 ‘Sustainability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에서는 재활용 소재, 바이오 소재, 탄소저감 등 친환경 분야 유망기술을 중심으로 친환경 Sustainability 비즈니스 사업에 집중하여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화학 업계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재활용 원재료 확보를 위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등과 제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흰색을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한 것에 이어 투명 제품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생분해성·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분야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며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매년 지속적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LG화학은 미국 ADM사와 합작회사(JV)를 설립하는 등 생분해성·바이오 소재 플라스틱의 상업화 및 양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의 2050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역량을 강화해 친환경 경영에 앞장선다.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수반되는 환경문제, 폐기물 처리 이슈 등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투자와 연구도 지속 집중할 전망이다.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배터리를 녹이거나 분쇄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 희귀 금속을 추출하여 향후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거나 기타 산업용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원재료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질적인 원재료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재사용 사업은 배터리 팩을 일부 개조하거나 기존 팩 형태 그대로 ESS(에너지저장장치)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팩을 수거하여 해체 및 안전 테스트 후 다시 ESS 상품화해 판매한다. 모듈 및 셀 단위 해체가 필요하지 않아 안전하고 추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업계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네럴모터스(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미국 합작공장의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나 한국 오창 등 다른 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시장을 공략하며 친환경 클린테크 사업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하고 올해 5월 사명을 ‘하이비차저’로 변경했다. LG전자는 하이비차저 인수 이후 충전기 개발/생산 능력을 내재화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충전소 운영 노하우 및 사용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GS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비용 과금 체계 설계를 책임질 ‘EV충전사업단’을 신설했다. 신규 조직을 통해 전기충전 예약용 앱 개발, 전기차 충전소 지리 정보 제공 서비스 등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 ‘볼트업’ 베타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볼트업은 앱을 통해 이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의 전기차 충전기 위치와 사용 가능여부를 알려주고 사용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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