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하나은행 등 ESG 관련 채권 발행
"ESG 경영 실천, 2025년 공시 의무화 대응"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은행권이 자금 조달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ESG채권’ 발행에 몰리고 있다. 오는 2025년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전초 작업에 서두르는 것이다. 특히 ESG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향후 ESG채권 발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ESG채권으로 불리는 사회책임투자채권(SRI채권) 상장잔액은 214조2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8조915억원) 대비 20.3% 증가한 수치다. SRI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채권이다. 여기에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 등이 포함된다.

◇ 신한·KB·우리·하나은행 등 ESG채권 발행 러시

(자료=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은행권에서는 ESG채권 발행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로 ‘성평등 사회적 채권’을 미화 5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다른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채권 형식의 원화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을 4000억원 규모로 발행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6억유로 규모의 유로 소셜 커버드 본드를 발행했다. 이 채권은 고정금리 유로화 표시 커버드 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으로, ‘중소기업 동반성장’이라는 발행 취지에 맞춰 종업원 10인 이하의 중소기업의 금융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KB국민은행은 지속가능연계차입을 통한 미화 3억달러의 신디케이티드론 약정을 체결했다. 지속가능연계차입은 차입 금리에 기업의 지속가능 활동을 연계한 구조로, 자금 조달 시 설정한 ESG 목표를 달성하면 매년 금리가 절감되는 조달 수단이다.

◇”ESG채권 발행으로 ESG 공시 사전 대응”

은행권이 ESG채권 발행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정부에서 ESG채권 발행뿐만 아니라, ESG 금융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ESG채권 발행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는 한편, 2025년부터 시행되는 ESG 공시 의무화를 미리 대응하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의 ESG 금융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ESG 관련 채권을 발행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ESG 경영 실천과 함께 2025년부터 의무화되는 ESG 공시 대응을 위해서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향후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며, 긴축 기조 종료도 예상되면서 채권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에 따라 ESG 채권 발행이 훈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최근 한국형 녹색채권을 3조9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은행 중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 참여한다. 지난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액은 6조원 규모였다. 이번 발행 규모는 지난해 발행 규모의 70% 수준으로, 올해 중으로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국내 ESG 채권은 금리인상 사이클과 맞물려 발행규모가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발행규모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연구위원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급등세를 보인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완화 흐름을 유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중기적 시계에서 기후변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글로벌 어젠다가 유효하고, ESG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제도 정비와 지원책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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