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서비스 첫날 오전 834건·약 216억원 규모 이동
금융소비자 금리 인하 혜택 및 실효성 미미
"금리 차이 없어, 중저신용자 1금융권서 대환대출 한계"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금융위원회 제공)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금융위원회 제공)

오늘(31일)부터 고금리로 대출받은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됐다. 고객 편익 증진 확대와 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금융 소비자에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낮은 실효성으로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비스 오픈 첫날 오전, 가계대출 규모 대비 사용자 저조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됐다. 대환대출 서비스는 금융 소비자가 과거에 받은 대출에서 더 나은 조건의 대출로 쉽게 갈아탈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금리가 낮은 타사 대출로 갈아타려면 여러 차례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결제원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사 간 총 834건의 대출이동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약 216억원(잠정)의 대출자산이 이동했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간 대출이동의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했다.

해당 서비스는 대출비교 플랫폼과 개별 금융회사 앱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에 참여한 53개 금융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의 기존 대출 중에 직장인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처럼 보증·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 대상이다.

앞서 금융사 53곳과 대출비교 플랫폼 23곳이 해당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정식 출범일인 오늘 전산 개발이 완료된 51개 금융사와 7개 플랫폼만 우선 합류했다.

이날부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사는 △네이버페이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KB국민카드 △웰컴저축은행 등 7곳이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16개사는 전산 개발·금융회사 계약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합류할 전망이다.

◇ "소비자들 금리 인하 혜택 크게 체감 못할 수도"

31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됐다. 이날 먹통이 된 토스 화면.(손희연 기자)
31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됐다. 이날 먹통이 된 토스 화면.(손희연 기자)

금융권에서는 향후 대출 갈아타기가 활성화되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금융사들의 금리 경쟁이 촉발돼, 전반적인 금융권 대출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지는 여전히 의문점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소비자가 대출 금리 인하 혜택을 크게 체감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대체로 소비자(고객)의 주거래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현재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별 대출 금리 차이가 없어 굳이 대환대출을 받을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가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금리 혜택이 있을수는 있지만, 시중은행의 평가기준에 따라 부적격 판정을 받는 2금융권 이용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럴 경우 중저신용자가 1금융권에서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금리를 낮추는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 기준을 크게 낮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크게 이익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사는 소비자들이 대환하면, 플랫폼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 결국 금융사의 수수료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금융위는 대환대출 서비스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각 금융사와 플랫폼들은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보안 점검과 소비자 안내를 강화했으며 관련 범죄정황 등을 국가수사본부에 공유해 신속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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