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협상 난항…미국 신용등급 강등 위기
서학개미 몰린 TMF 한달새 15%↓
“부채한도 협상 결국엔 타결될 것”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되면서 미국 정부가 보유한 현금이 모두 바닥나는 'X-데이트'가 가까워오고 있다. 이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 등이 부각되자 장기채 금리가 크게 뛰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부채한도 협상 타결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장기채 ETF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장기채 ETF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2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협상 중단을 선언했던 21일 이후 전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투엔티 플러스 이어 트레저리 불 쓰리타임스 셰어즈(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 ETF(티커명 TMF)’다.

TMF는 20년물 이상의 장기 미국채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1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연말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투자 수요가 특히 높아진 상품이다.

다만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TMF 가격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3.6% 부근에서 움직이던 30년물 채권 금리가 최근 4%를 넘기도 하는 등 크게 올랐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등은 지난 9일, 16일, 22일 각각 부채 한도 협상을 위한 회동에 나섰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회동에서 정부와 의회의 협상 금액 차이를 700억달러 수준으로 좁혔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미 재무장관의 잇따른 디폴트 경고에도 미 정부와 공화당이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부채한도 증액을 위한 재정지출 축소에 대해 의견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차례 진행된 회동에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했고, 이에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협상 타결 및 금리인하 가능성에 여전히 베팅하고 있다. 국내투자자들은 한 달 새 TMF를 총 1억9400만달러(한화 약 260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최근 1개월 새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자료=예탁결제원)/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1개월 새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자료=예탁결제원)/그린포스트코리아

같은 기간 국내 ETF인 △KODEX 미국채30년선물울트라(H)(388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414억원) 등에도 개인들의 순매수세가 쏠렸다.

우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은 ‘X-데이트’ 도래 직전 기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유예 또는 상향하는 방식으로 타결될 것”이라며 “셧다운(Shut down)과 디폴트(Default) 리스크 직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0년 이후 약 80번의 미 부채한도 수정이 이뤄졌으나, 미 정부가 협상에 실패해 디폴트에 직면한 사례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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