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존 1.6%→1.4% 하향
이창용 "물가 2% 수렴 전까지 금리인하 시기상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홈페이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홈페이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0%으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 동결이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면서 향후 경기 둔화를 우려한 영향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로 동결한다고 결정했다. 지난 2월, 4월에 이어 3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간의 금리 격차는 1.75%p로,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황이다. 

한은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은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도 3.5%로 전월보다 0.2%p 하락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상당폭 낮아졌다가 이후 소폭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중 상승률도 지난 전망치(3.0%)를 상회하는 3.3%로 전망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환율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연 1.4%의 경제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0.8%),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소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목표수준인 2%로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엔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건 시기상조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300bp 이상 올린 상황에서 물가나 경제에 어떤 영향 주는지 지켜봐야 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결정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먼저 성급히 결정하는 것보다 국제자본 흐름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안정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으나 금리를 너무 조급하게 내리면, 금융불안정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은 없는지 중장기적으로 검토한 뒤에 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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