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에도 늘어난 재고, 2분기까지 실적 약화 예상
업계, 감산 효과 3분기부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재고 소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재고 소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가 반도체 감산(생산량 하향 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재고분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 불황이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메모리 반도체 ASP(평균판매단가) 역시 회복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중반부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3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재고 49조원... 2분기 전망 '암울'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양 사가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의 3월말 기준 재고자산은 31조9481억원으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보다 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전체 재고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8.7%에 달했다.

이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재고자산은 17조1822억원으로 지난해 말 15조6647억원보다 9.7% 증가했다. 양사의 재고 자산 증가분은 4조408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심각한 침체에 빠지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회복을 위해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30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요 하락과 재고 자산 회전율(재고 자산 판매 속도)도 낮아지면서 재고분은 감소되지 않고 증가했다. 실제 수요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양사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 범용 제품은 지난달 말 기준 1.45달러 까지 떨어지고, 낸드플래시 역시 3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가격 하락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1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급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던 양 사는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 반도체 업계 “반도체 시장,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 중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수요와 가격 모두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고객사의 재고 소진이 우선적”이라며 “삼성전자가 감산 대열에 합류한 만큼 고객사에 쌓인 반도체 재고가 줄어들며 2분기 이후부터 가격 하락이 멈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의 반등은 국내 업계의 전망만은 아니다. 글로벌 전자 산업계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16일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와 함께 ‘반도체 제조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위축된 반도체 산업이 2분기에 다소 완화돼 3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현재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공장(팹) 가동률 저하, 더딘 재고 감소 속도,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지출 조정 등으로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23년 2분기부터 직접회로(IC) 매출액 및 실리콘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상승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천천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락 청 SEMI 시니어 디렉터는 “반도체 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로 인해 반도체 팹 가동률이 급격히 감소지만, 2023년 중반부터 재고 조정이 마무리돼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업계의 시장 분석과 궤를 같이하는 평가다.

리스토 푸하카 테크인사이츠 부사장 역시 "특히 메모리 시장에서 지속적인 감산과 자본 지출 감소가 올해 후반기에 시장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시장 환경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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