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부터 맞춤형 라인업까지, 제품 경쟁 본격화
시장 점유율, 에어컨 화재 등 마케팅 부문서도 경쟁 심화

2분기 실적의 키로 떠오른 에어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15일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2분기 실적의 키로 떠오른 에어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15일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월부터 국내 에어컨 시장을 두고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시장에 성수기가 비교적 빠르게 찾아오면서다.

경기침체로 가전제품들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에어컨의 경우 1인가구 증가, 1실 1에어컨 기조에 발맞춰 2분기 실적을 좌우할 카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력은 물론 마케팅 부문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 프리미엄 에어컨부터 창문형까지, 불붙은 제품 경쟁

최근 낮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여름 냉방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적도 부근 수온이 오르는 현상) 발달로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경제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지난해 수준인 200만대에서 25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국내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어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일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을 출시했다. 인피니트 라인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지난해 키친 패키지 출시 후 무풍 시스템 에어컨이 2번째 라인업으로 선정됐다. 해당 제품은 고급 소재를 적용하고 공간디자인에 신경을 쓴 것은 물론, 기존 제품 대비 2배 넓어진 ‘와이드 무풍’ 냉방 기능과 최대 61% 소비전력을 아낄 수 있게 업그레이드 됐다.

LG전자 역시 지난 3월 프리미엄 에어컨 라인업 중 가격부담을 줄인 ‘LG휘센타워 II’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에어컨을 확충했다. 가격을 대폭 낮춰 가성비를 높이고, 친환경 냉매 R32를 적용해 환경영향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에어컨 뿐만 아니라 1인가구 증가, 방마다 냉방을 원하는 ‘방방 냉방’ 등 최근 주거 트렌드에 맞춰 창문형 에어컨 경쟁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무풍기능이 탑재된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이미 2년전부터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이동형 에어컨인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외에도 양사는 스탠드형, 벽걸이형,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등 다양한 에어컨 라인업으로 2분기 실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달 초부터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을 맞아 에에컨 생산 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는 LG전자(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성수기를 대비해 에에컨 생산 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는 LG전자(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제품 경쟁 만큼이나 뜨거운 마케팅 경쟁

양 사의 경쟁은 제품 경쟁에서 끝나지 않는 모양세다. 마케팅 부문에서도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의 통계를 인용해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하면서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4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라인업은 물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냉매 적용 등을 통한 노력으로 에어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32.5%로 조사됐다. 이에 LG전자는 통계에 대한 신뢰성 의문을 제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GfK에 공식적인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또한 LG전자의 에어컨은 최다 판매 창구인 LG베스트샵에서 이뤄지는 데 해당 통계에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최근 소방청이 발표한 에어컨 화재 부문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소방청은 지난 10년간(2013년~2022년)까지의 제조사별 국내 에어컨 화재 통계를 공개했다. 10년간 발생한 에어컨 화재사고는 총 2055건으로, LG전자의 에어컨이 가장 많은 화재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조사에 따르면 제품의 결함으로 발생한 화재는 거의 없다”며 “에어컨 화재는 대부분 이전 설치 등을 할 때 전원선을 손으로 꼬아서 연결하는 등 잘못된 설치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55건의 화재사고 중 15021건은 전기적 요인이었으며, 기계적 요인은 193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LG전자 관계자는 "제조사별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결함과 관계 없는 단순 화재 건수는 당시 판매량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데이터는 될 수 있어도 특정 제조사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사나 발표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경쟁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냉방은 물론 공기청정, 제습 등으로 사계절 가전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양 사간 경쟁은 격화될 것”이라며 “양 사 모두 시장 점유율 등에 대한 실질적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만큼 소비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과장 광고에 속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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