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중국 자동차 시장, 전기차 확대로 점유율 요동칠 것"
중국시장 반등 노리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환 속도 올려야"

전기차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2023년 국제모터쇼 참가해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6 GT’를 공개하고 중국 진출 전략을 발표한 기아(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2023년 국제모터쇼 참가해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6 GT’를 공개하고 중국 진출 전략을 발표한 기아(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반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해 100% 전기차 전환 시점을 2040년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그린피스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의 점유율이 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반면 내연기관차 중심의 판매를 유지하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전기차 전환이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2030년 중국 시장 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점유율 변화를 예측 발표한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내연차 중심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중국 자동차 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사진=그린피스)/그린포스트코리아
2030년 중국 시장 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점유율 변화를 예측 발표한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내연차 중심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중국 자동차 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사진=그린피스)/그린포스트코리아

◇ 그린피스 “내연차 중심의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잃을 것”

그린피스는 11일 중국 내 주요 11개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2030년 업체별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예측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1개 자동차제조업체들의 내연차 및 신에너차(친환경차) 생산 시설 현황과 증설계획을 토대로 이뤄진 조사다.

해당 조사결과,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중국 정부의 목표대로 2030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전체 40%를 달성할 경우 내연차 강자로 꼽히는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앞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내연기관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내연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혼다로, 현재 7.7%의 점유율에서 2030년 5.7%로 약 2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17%), GM(-15%), 도요타(-11%), 폭스바겐(-10%) 순으로 점유율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반대로 중국 정부 정책과 함께 전기차 전환에 치중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비야디의 점유율은 2.6%에서 7.7%로 196% 증가가 예상되며, 광저우자동차 42%, 창안 29%, 지리 15% 등의 점유율 향상이 예측됐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전체의 25%가 신에너지차였다. 중국 정부는 2025년 신에너지차 20%를 목표로 설정한 바 있는데, 이를 3년 이상 앞당겨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2030년 판매 비중 40% 목표도 조기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피스는 중국 시장 내 신에너지차 판매비중이 40%가 넘을 경우 내연차 수요가 급감해 내연차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생산설비들이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항바오 그린피스 베이징 사무소 캠페이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차에 종언을 고하고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며 “폭스바겐, GM, 토요타 같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내연차 중심의 생산 및 판매전략을 유지할 경우 중국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급속한 전기차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 중국 시장에서 반등 노리는 현대차, 전기차 전환 속도 올려야

이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는 현대자동차그룹에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지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양 사는 지난 달 열린 2023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해 전기차 신모델을 공개하고,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3대 전기차 제조사로 도약을 목표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써는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내 현재 입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대차의 경우 2022년 중국내 시장 점유율이 1.6%에 불과하다. 실제 이번 그린피스 조사에서 현대차는 점유율이 미비하고, 신재생에너지차 생산에 대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직접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그린피스는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꼬집었다. 현대차는 2040년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으며, 기아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중국 시장의 성장에 비해 느리다는 것이다.

최은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한국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며 “현대차는 100% 전기차 판매 계획을 2030년 수준으로 앞당겨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친환경차 경쟁력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동화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중국 우수 기업들과 협업해 중국 상용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과 탄소중립에 달성 앞장서며 중국 시장 내 반등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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