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 '효자'…순익 전년比 53%↑
국민은행, 부코핀은행 정상화 지연…작년 8021억원 순손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본사 전경.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본사 전경.

'리딩뱅크'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지난해 해외법인 수익성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면서 미소 지었지만,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손실을 내면서 울상을 지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 10개 해외법인(미국·독일·캄보디아·카자흐스탄·캐나다·중국·일본·베트남·멕시코·인도네시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69억1700만원으로 전년(2568억400만원) 대비 66.2%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호실적은 신한베트남은행이 한 몫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78억원으로, 전년(1292억원) 대비 53% 급증했다. 이는 신한은행 해외법인 실적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신한금융지주의 글로벌 순이익에도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손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9.2%에서 올해 1분기 11.4%로, 2.2%p(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 국외점포별 손익 비중을 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분기 32%에서 올 1분기 45%로 1년 만에 13%p 상승했다. 지주 전체 글로벌 이익 중 신한베트남은행이 절반에 가까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1995년에 설립된 신한은행 호치민지점은, 2009년 신한베트남은행으로 법인전환됐다. 이후 2011년 신한비나은행과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2017년 ANZ베트남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로 올라섰고, 현재 4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반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5580억17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506억8000만원) 대비 10배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민은행은 5개 해외법인(캄보디아·중국·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해외법인에서 고전하는 데는 인도네이아 KB부코핀은행의 순손실 영향이 컸다. 지난해 부코핀은행은 8021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전년(2725억원)보다 적자 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부코핀은행의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은행 모기업인 KB금융지주는 충당금 적립에 나서기도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부코핀은행을 포함한 해외 자회사에 충당금 5696억원을 적립했다.

조남훈 KB금융 글로벌사업그룹장(전무)은 지난 2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부코핀은행과 관련해 "당초 계획보다 2~3년 지연됐지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흑자를 내고, 2026년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악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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