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대, 원격 포탑 ‘세이버’의 콘트롤러로 스팀 덱 사용

(사진=TPO Media)/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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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대가 밸브의 휴대용 게임기 ‘스팀 덱(Stema Deck)’을 군사용 콘트롤러로 사용하고 있어 화제다. 일반적인 제어 모듈보다 구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매체 TPO Media는 최근 SNS를 통해 스팀 덱으로 원격 자동 기관총 ‘세이버(Sabre)’를 제어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세이버’는 리모콘, 카메라, 모니터를 활용해 최대 500미터 밖에서 원격으로 전투를 벌여 사용자의 생명을 보존하는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원래 조이스틱과 별도의 모니터를 사용했으나, 2023년부터는 크기가 작고 리모콘과 모니터 기능을 통합할 수 있는 스팀 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PO Media는 “세이버가 검문소 및 주요 거점에 설치되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진과 영상은 우크라이나의 여러 매체를 통해 퍼졌지만 스팀 덱에 대해 언급하는 곳은 없었다. 그러나 SNS에서 영상을 본 게이머들이 스팀 덱을 발견하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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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O Media는 스팀 덱을 세이버의 콘트롤러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399달러(약 53만원)라는 저렴한 가격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적인 군용 모듈은 이보다 비싸며, 수입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또한 스팀 덱은 리눅스 기반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쉽게 변경할 수 있다.

게임용 기기가 군사용으로 탈바꿈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미국 해군은 신형 잠수함의 ‘광학 마스트(잠망경 역할)’의 조종기로 Xbox 콘트롤러를 채택했다. 상업용 기성품을 사용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젊은 선원들이 쉽게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이나 기술이 의도하지 않게 전쟁에 사용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올해 2월 일론 머스크가 최고 경영자(CEO)로 근무하는 스페이스X는 자사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군대의 드론 제어에 사용된다는 소식을 접하자 서비스를 즉시 차단했다. 스페이스X는 “우리는 결코 무기화될 의도가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했으며,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팀 덱의 군사 무기화와 관련해 제조사인 밸브측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 덱이 출고된 이후에는 사용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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