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건전성 지표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
4대 금융지주·은행 충당금 추가 적립 전망

4대 시중은행 전경.(각 은행 제공)
4대 시중은행 전경.(각 은행 제공)

4대 금융지주·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향후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향후 대손충당금 적립에 더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6%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1%포인트 뛰었다. 2020년 8월(0.38%) 이후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 4대 금융지주·시중은행 연체율 나란히 상승

4대 시중은행 올해 1분기 연체율.(자료 = 각 지주 별 실적 팩트북)
4대 시중은행 올해 1분기 연체율.(자료 = 각 지주 별 실적 팩트북)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도 상승세다. 신한‧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2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말(0.22%) 보다 0.06%p 상승했다. 같은기간 KB국민은행은 0.16%에서 0.20%, 하나은행은 0.20%에서 0.23%로 각각 0.4%p, 0.3%p 올랐다. 

4대 금융지주도 연체율이 올랐다. 4대 금융지주의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을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말 0.34%에서 올해 1분기 0.43%로 0.09%p 상승했다. 같은기간 신한금융은 0.41%에서 0.47%로 0.06%로 증가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0.34%, 0.31에서 0.06%p, 0.04%p 상승하면서 0.40%, 0.35%를 기록했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연체율 상승으로 올해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연체율은 지난해 11월말 상승 전환 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아직도 총 연체율은 코로나19 직전보다 낮지만 악화의 속도가 가파른 점이 문제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자영업자대출은 비정상적인 증가율을 지속하고 가계 신용대출은 순상환이 계속되는 반면 연체잔액이 전년대비 40~50% 증가하면서 질적 악화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당장의 건전성 지표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4대 금융지주·시중은행 충당금 추가 적립 전망

이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이 충당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에만 총 1조733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 7199억원 대비 2.4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회사별 적립액은 KB금융이 66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8.3% 급증했다. 같은기간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4610억원으로 89.4%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3432억원으로 108.5% 늘었다. 우리금융은 57.4% 상승한 2614억원을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도 충당금 신규 적립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3609억원 ▲신한은행 1785억원 ▲하나은행 1229억원 ▲우리은행 79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향후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대내외 불활식성 확대에 따라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위해 충당금 적립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들이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주단 협약이나 정상화 연착륙 등에 맞춰서 사정이 더 안 좋아지면 추가 충당금은 더 적립해야 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이런 부분의 진행이 더디다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고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부사장도 "연체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PF 리스크도 하반기에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충당금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성 하나금융 그룹리스크총괄(CRO) 부사장은 "연간 대손비용률은 추가 충당금이 커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거액의 환입 이슈를 제외한 경상적 충당금 비율은 0.30% 내외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상무는 "지금 쌓인 충당금은 개별 평가 부문을 선반영한 상태로 하반기 추가 요구가 있으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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