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역대급 어닝서프라이즈…2분기 전망도 '맑음'
SK하이닉스·삼성전자, 예상된 어닝쇼크…2분기도 '힘들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 개선으로 인한 생산 증대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역대급의 1분기 실적을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차량용 반도체 수요 개선으로 인한 생산 증대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역대급의 1분기 실적을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국내 주요기업들이 1분기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을 두고 업종간의 명암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국가첨단전략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의 실적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어닝쇼크급 적자를 기록한 반면, 자동차 산업은 어닝서프라이즈급 호실적을 올렸다.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실적을 2분기 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반도체 업계는 2분기까지 가격 안정화를 도모한 뒤 반등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 현대차와 기아, 사상 최대 1분기 실적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어닝시즌에 가장 주목받은 업계는 단연 자동차 업계다. 자동차업계의 호실적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 2월 자동차산업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동차 산업은 전년동기 대비 생산 30.2%, 내수 19.6%, 수출 3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늘었고, 국내외 수요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단가가 높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의 수요가 높아진 것도 수익 증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실제 25일과 26일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증권사의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급의 1분기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25일 1분기 총 102만1712대의 차량을 판매해 연결기준 매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음날인 26일 기아 역시 1분기 76만8251대의 차량을 판매해 연결기준 매출 23조6907억원,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아의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로,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한 기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 속에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있지만, 판매물량 확대 및 고부가 가치 제품의 믹스 개선을 추진해 매출액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잇도록 지속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지만 연초에 수립한 생산 계획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2분기 역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예상된 어닝쇼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글로벌 수요 약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반도체 산업. 사진은 SK하이닉스의 D램 제품 'LPDDR5T'(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수요 약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반도체 산업. 사진은 SK하이닉스의 D램 제품 'LPDDR5T'(사진=SK하이닉스)/그린포스트코리아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공개한 자동차업계와 다르게 반도체 업계의 실적은 정반대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6일 1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 순손실 2조58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수치로, SK하이닉스가 SK그룹사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

27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 감소한 실적이다.

반도체 산업의 불황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함께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급격히 매출이 감소했고, 재고 평가 손실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부품인 낸드플래시와 D램의 수요 약화로 인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재고분이 다량 발생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약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감산에 돌입했지만 1분기 경영 악화를 막을 순 없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업계의 재고 수준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됐던 D램 마저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며 “여기에 낸드플래시의 적자폭은 더 심화돼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2분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업계의 감산 효과로 인해 3분기부터 반등을 예상했다. 감산효과로 수급이 안정화되고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감소하면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수급이 안정화되고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감소할 때까지 현재의 보수적인 생산 계획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는 2분기 이후 투자감축 기조 속에서도 10나노급 5세대(1b) D램, 238단 낸드 등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해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제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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