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 "전기차 강화해 중국 시장 공략"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 가격 경쟁 확보 가능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한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터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사진은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6 GT’를 공개한 기아(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한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터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사진은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6 GT’를 공개한 기아(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지속성장을 보이는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고전은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전기차를 꺼내 든 것이다.

양 사는 매년 친환경성과 함께 고급화를 이룬 전기차 모델 출시하는 등 전기차 시장의 1위인 중국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1%대로 떨어진 중국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2023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현대자동차의 ‘더 뉴 엘란트라N’. 현대자동차는 N브랜드를 통한 고급화와 전동화를 통해 중국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2023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현대자동차의 ‘더 뉴 엘란트라N’. 현대자동차는 N브랜드를 통한 고급화와 전동화를 통해 중국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 현대차그룹, 중국시장 공략 재의지 표명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의지를 드러냈다. 3개 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2023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하며 공통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에서 ‘더 뉴 아반떼’(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공개하며 N브랜드 고성능 차량 모델을 통해 중국 고성능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N브랜드의 최초 전동화 모델인 ‘아이오닉 5 N'을 내년 출시하며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틸 바텐베르크(Till Wartenberg) N브랜드&모터스포츠사업부 상무는 “전세계 N브랜드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모델 중 하나인 더 뉴 엘란트라 N이 중국 시장에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N브랜드의 3대 핵심 요소를 두루 갖춘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동화 시대의 새 지평을 여는 모델로, 지속가능한 고성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이번 전시에서 중국 시장 대상 전동화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기아는 올해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실제 기아는 이번 전시에서 고성능 전기차 ‘EV 6GT’,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 ‘EV9’, 준중형 전동화 SUV ‘EV5’ 등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중국 로컬 완성차 및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주 미팅을 추진하는 한편, 미래형 전동화 플랫폼을 중심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샤시플랫폼 ‘e-CCPM’ 등을 공개하며 중국에서 전동화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 핵심부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3개 사의 의지는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을 고급화와 친환경을 강조한 전동화 비전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하이모터쇼가 2년만에 열린 이유도 있겠지만,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지속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전동화 패러다임을 내세웟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속성장하고 있는 해외 시장과 달리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325만5695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기아는 해외시장에서 236만255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9%, 5.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중국 시장만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중국 시장은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약 2600만대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이러한 중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33만9003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47만7282대) 대비 29% 가량 급감한 수치로, 6년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1%대에 불과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 2014년 176만6084대에서 2016년 179만2021대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이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당시 우리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하 사드) 배치하자, 중국은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했고, 이에 대한 여파가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된 무역 갈등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입지가 약화됐고, 독일, 일본, 미국 등의 완성차 브랜드가 자리잡으면서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해왔다. 특히 2021년에는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고, 본사가 중국 시장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개편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지급하던 보조금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자동차기업의 전기차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분석했듯이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 부진은 기술력의 열위가 아닌 경제보복과 무역갈등에 따른 브랜드 약화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있어서 현대차와 기아의 평판은 세계를 리드하는 수준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전동화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우호적으로 변화된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고급화 전기차 모델들이 판매 반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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