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민은행 '리브엠' 은행 부수 업무로 승인
은행권 "비은행 사업 기회…비이자이익도 호재로"
통신업계 내 반발…국민은행 "상생·동반성장 노력"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KB리브엠(Liiv M·리브모바일)’.(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KB리브엠(Liiv M·리브모바일)’.(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KB리브엠(Liiv M·리브모바일)’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권에서도 알뜰폰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비이자이익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다만 통신업계 내에서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두고 반발하고 있어, 시장 안착까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서비스(통신요금제 판매, 알뜰폰 서비스) 규제를 개선해달라는 KB국민은행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간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운영돼 왔던 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은행 부수업무로 인정돼 정식 운영되는 셈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9년 ‘통신요금제 판매 사업을 영위해 소비자에게 보다 간편하고 저렴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으로 금융권 최초로 이동통신업계에 진출했다.

금융위는 국민은행이 해당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하면, 부수업무 공고를 통해 법령 등을 정비할 전망이다. 정비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최대 1년6개월) 알뜰폰 혁신금융서비스의 지정기간은 만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리브엠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된다는 소식에 리브엠 이용 고객들은 반기는 분위기이다.

리브엠을 이용 중인 김모씨(35세)는 “그간 리브엠을 쓰면서 통신이 끊기거나, 다른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통신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에선 향후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으로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비이자이익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신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는 등 금융과 연계한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고고팩토리와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고, 신한은행은 KT와 함께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 토스는 이미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이 승인 받으면서 은행권에선 비은행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분위기”라며 “알뜰폰 사업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 신규 채널 확대 등 뿐만 아니라, 금융과 연결된 다양한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두고 일부 통신사와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반발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KB리브엠은 출범한 뒤 혁신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하고 원가 이하 요금제에 의존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도매대가보다 낮은 요금제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시장 점유율을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게 되면,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여러 은행이 우후죽순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며 “은행권이 도매대가 이하의 출혈 요금제와 사은품 등 불공정 마케팅 경쟁을 주도함으로써 대다수 중소 사업자들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국민은행은 통신 소비자의 이용 편의 제고 및 알뜰폰 시장 활성화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리브엠 관계자는 “통신 소비자의 편익 제고와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과 함께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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