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수수료 반등 전망
시중금리 하락에 채권 평가손익도 개선
부동산PF 우려는 여전

증권업계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4분기 대비 반등할 전망이다. 위탁매매수수료 수익(브로커리지·BK)과 직결되는 거래대금이 연초 이후 증가한데다 시장금리 하락 및 주식시장 반등으로 채권과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익이 개선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7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13조원 대비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코스닥 초강세에 거래대금 올해 3개월간 ‘급증’…BK수수료↑

앞서 증권업계는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와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 손실로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PF딜 급감으로 기업금융(IB)수익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올해 1분기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탁매매수수료 수익과 채권 및 주식 평가손익이 개선 영향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1분기 실적은 거래대금 회복과 증시 반등, 시장금리 하락으로 컨센서스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보다는 여전히 낮고 신규 PF부진으로 IB수수료 감소도 불가피하지만 작년과 달리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운용손익이 회복되면서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분기 거래대금 증가는 2차전지 밸류체인이 주가 된 코스닥 초강세가 견인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코스닥, 그리고 일부 테마업종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6조2000억원에서 2월 9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3월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7000억원대로 2월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 (출처=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 (출처=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채권금리 급락…평가이익 큰 폭 개선 전망

운용손익도 회복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채권금리 급등으로 보유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규모 평가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채권 운용 실적에 따라 각 사별 실적이 크게 갈리기도 했다.

다만 연초 이후 채권 금리 급락과 주식시장 반등,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회복으로 운용 손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강 연구원은 “국고채 1년물과 3년물 금리가 각각 전월말 대비 49bp(0.49%포인트, 1bp=0.01%포인트), 50bp 하락했으며, 카드채 및 기타금융채 금리는 각각 177bp, 179bp 급락해 채권평가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주식관련 자산의 평가이익 반영뿐만 아니라 ELS 조기상환 회복 역시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상품인 ELS는 증권사가 모집한 금액의 일부를 기초자산 또는 파생상품에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우량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강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ELS 북(Book, 자금운용한도)에는 국채뿐 아니라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가 일부 편입돼 있는데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인식했다”며 “그러나 1분기는 여전채와 은행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예상된다”고 했다.

◆부동산 PF 부진…증권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다만 부동산 PF 부실화를 비롯해 신규 PF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각 증권사별 연결 순자본비율(NCR)이 아닌 개별 혹은 구 NCR 비율은 이미 적정하다고 할 수 있는 최소 수준에 미달하거나 근접한 증권사들이 많다"며 "건전성 악화 뿐만 아니라 신규 PF 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우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지난 3분기부터 PF 관련 수수료가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연간 수수료수익에서 IB 및 기타수수료수익의 비중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은 수익성 저하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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