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먼저 키우는 NH·KB
핵심부터 노리는 미래·한투·신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대형 증권사 위주의 토큰증권 연합 5곳이 출범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연합사들을 처음부터 공개하며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조기 사업화 노선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대형사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증권사 토큰증권 연합 현황.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증권사 토큰증권 연합 현황. (자료=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이후 주도적으로 토큰증권 관련 연합을 결성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다.

◆연합 1호 신한證…올해 연말 대출채권 유동화 STO 플랫폼 출시

가장 먼저 연합체를 결성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STO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연초부터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토큰증권 시장을 진출을 준비해왔다. 사업성 검토 후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결정했고, 이후 지난해 7월 증권사 최초로 블록체인부를 신설했다. 신한투자증권 블록체인부가 토큰증권과 관련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토큰증권 사업 중 가시적인 부분은 에이판다와의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가 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과해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증 받은 대출채권 유동화 STO 플랫폼 서비스다. 출시는 올해 11월 중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들은 대형 상업용 부동산부터 발전시설, 항만, 공항, 도로 등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개인들에게 기관투자자 위주의 시장이었던 대형 우량자산 접근성을 개선하고, 기존 부동산 조각투자보다 사업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NH투자증권이 주축이된 STO비전그룹의 출범식 현장. (사진=NH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NH투자증권이 주축이된 STO비전그룹의 출범식 현장. (사진=NH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NH證, 폭 넓은 협력망 구축…토큰증권 표준 정립 ‘의지’

이어 NH투자증권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토큰증권 협의체 STO비전그룹을 구성했다.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미술품)·트레져러(명품·수집품)·그리너리(ESG탄소배출권)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록오디세이·파라메타(舊아이콘루프)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등 8개사가 공식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이 주축이된 이 협의체는 ‘건전한 STO 생태계 조성 및 토큰증권 플랫폼 표준 정립’이라는 지향점을 밝혔다. △고객지향(Client Focus) △협업우선(Collaboration) △업계선도(Industry Leading) 등 3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토큰증권 표준 정립을 통한 해당 산업의 오피니언 리더 자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TO비전그룹 출범식에서 정영채 사장은 “STO 비전그룹은 STO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있어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차별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KB증권이 ST오너스 주요 사업자인 하이카이브,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재생에너지 자산을 활용한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KB증권이 ST오너스 주요 사업자인 하이카이브,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재생에너지 자산을 활용한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KB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KB증권, 발행·유통 시스템 내부 테스트 完…KB지주와 시너지 기대

KB증권은 지난해 증권형 토큰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고, TFT를 구성해 업무 설계, 증권 구조 설계, 상품화 지원 등 유관 부서의 참여를 바탕으로 STO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 시스템을 내부에 구축해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규제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고도화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올해 3월 초에는 토큰 증권 사업 협력체 ‘ST오너스’를 정식 출범했다. 발행과 유통 사업자가 주축이 됐다. 주요 사업자는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전시) ▲하이카이브(실물자산) ▲웹툰올(웹툰) ▲알엔알(영화 배급 및 IP 관리) 등이 있다. 기술회사로는 ▲SK C&C ▲(이큐비알)EQBR ▲ 하이파이브랩 ▲ 웨이브릿지가 포함됐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이 운영하는 핀테크랩인 ‘KB 이노베이션 허브’와 협업해 토큰 증권 관련 제휴사 발굴하고, 투자 연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KB이노베이션 허브는 KB스타터스 중 토큰증권 관련 사업자를 KB증권에 소개하고, 네트워킹 행사 등을 통한 협업과 KB인베스트먼트 등 VC와의 투자 연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된 유망 스타트업들이다. 현재까지 KB스타터스와 KB금융의 누적 업무 제휴 건수는 270건, 누적 투자액은 1418억원(올해 1월말 기준)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과 토큰증권 사업 부문서 협력한다. (사진=미래에셋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과 토큰증권 사업 부문서 협력한다. (사진=미래에셋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대형사와 손잡는 한투·미래…인뱅·통신사 등 우량 사업자 눈길

5개 회사 중 가장 늦게 연합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대형사와 손잡는 안정적인 선택지를 골랐다.

이달 초 한국투자증권은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출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분산원장(블록체인)의 금융기관 시범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고, 한국은행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사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산원장 구축을 위한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발행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 역량과 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추진한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1위 토큰증권 생태계로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SK텔레콤과 손잡고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 NFI)을 출범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금융투자 인프라 및 글로벌 네트워크, SK텔레콤의 기술력과 다양한 웹3(Web3)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두 기업은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과 토큰증권 대상인 기초자산의 공동 발굴 부문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또 국내 대표기업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함으로써 토큰증권 생태계 활성화 및 블록체인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의 대표 기업들이 참여할 경우 토큰증권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세부 법안 결정 과정에서 해당 이니셔티브의 의견이 힘 있게 전달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과 함께 이니셔티브 참여기업의 역량을 활용한 토큰증권 발행희망 기업 및 프로젝트에 대한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역할을 수행하는 등 플랫폼 내 구성주체에 대한 상생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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