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있는 회사 카카오뱅크, ‘셀프 연임’ 견제 없어
“연임으로 카카오뱅크 경영 안정·지속성장 기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9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카카오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카카오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9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카카오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카카오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4연임을 두고 기존 은행권과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기존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최고경영자(CEO)까지 대거 물갈이 됐지만, 인터넷은행은 영향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윤호영 대표 4연임을 두고 사업 규제에서도 은행과 인터넷은행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을 받아온 데 이어, CEO 인사마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호영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윤호영 대표는 오는 2025년 3월까지 2년간 임기를 가진다. 4연임에 성공한 윤호영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직을 맡아, 총 9년간 카카오뱅크를 이끈다. 인터넷은행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경영 안정과 성장을 위해 윤호영 대표의 연임이 불가피했다는 관측이다.

주총에서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기술 기반 혁신을 통해 고객분들께 더 나은 혜택과 효용을 드리고 포용금융 강화, 금융 산업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은행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윤호영 대표의 4연임이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권에 요구한 잣대와 다르다는 점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CEO의 ‘셀프 연임’을 견제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 CEO와 은행권 CEO가 줄줄이 교체됐다. 금융권에서는 윤호영 대표의 4연임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는 대표이사 연임 횟수, 연령 등 제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윤호영 대표는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사 CEO 연임을 두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번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4연임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는 회장 선임·재선임 시 연령이 만 70세 미만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대표이사 회장 신규 선임 시 연령은 만 67세 미만, 만 67세 이상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 기한이 만 70세를 넘을 수 없다. BNK금융지주는 대표이사 연임이 1회만 가능하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CEO 연임 부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 횟수, 연령 제한으로 CEO의 장기집권을 없앤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CEO 연임은 관대한 부분이 있다”며 “금융권 내에서 바라봤을 땐, 형평성이 어긋나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업계에서는 산업 초기인 만큼, 경영 안정과 성장 부분을 보더라도 연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안착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전년 대비 50.8% 늘어난 1조6058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8.9% 증가한 2631억원을 달성했다. 고객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042만명에 달하며 앱 월간순방문자(MAU)도 1644만명으로 모든 금융앱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임원추천위원회는 “(윤호영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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