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정일문 사장, 성과급만 46억으로 ‘1위’
실적 부진에도 고액 연봉자 다수
이연 성과급제도 영향…올해도 고액 연봉 유지 전망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의 주요 임직원 중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사장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에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올린 역대급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성과급 이연 지급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임원의 고액 연봉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여의도 증권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정다희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증권사의 주요 임원 평균 연봉은 22억7527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사장의 연봉이 55억18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회장이 51억1300만원, 한국투자증권의 김남구 회장이 35억5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사장도 지난해 25억에 가까운 연봉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이사는 19억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주요 임원 중 가장 낮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이종완 삼성증권 이사(5억900만원)다.

KB증권의 박정림 대표이사와 김성현 대표이사가 각각 7억6900만원, 9억1600만원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가져갔다.

성과급 성격의 상여 역시 정일문 사장의 보수가 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현만 회장이 34억원, 김남구 회장이 28억원을 받았다. 정영채 사장도 2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챙겼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보수 5억원 이상 이사감사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보수 5억원 이상 이사감사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감사의 보수 내역에 따르면, 이들의 상여금은 최고 수십억원에 이른다. 2022년에 지급된 보수인 만큼 동학개미열풍이 지난 2020년과 2021년의 역대급 실적이 성과급 이연 제도로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에 1조4500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내며, 순이익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년 대비로는 100%가 넘는 이익 증가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1조2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도 순이익 9300억원을 넘기며 같은 기간 60% 이상 이익이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은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증권사가 모두 50% 이상 급감했다. CEO들의 역대급 연봉에 눈총이 따라붙는 이유다.

지난해 실적 하락에도 성과급 이연 제도에 따라 올해 주요 임원들의 고액 연봉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과급 이연 제도는 지난 2017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금융권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한 성과보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주요 증권사들의 최근 3개년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주요 증권사들의 최근 3개년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3.1% 급감한 5357억원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5%, 56.2% 감소한 3029억원, 4224억원을 기록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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